트렌드로 자리잡은 첫회와 마지막회 공연 이벤트
《 ‘첫공’과 ‘막공’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뮤지컬과 연극에서 개막 공연(첫공)과 마지막 공연(막공)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 배우 전원이 등장하기도 하고 평소엔 3분 남짓한 커튼콜이지만 20∼30분짜리 토크쇼 형식의 무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선 ‘첫공, 막공’ 티켓 구매 전쟁을 벌이거나 웃돈을 얹어 티켓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의 배우 및 전 스태프가 막공을 기념하며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이날 공연이 끝난 뒤 15분가량 무대 인사 시간을 가졌다. 오디컴퍼니 제공
예매 사이트에 공지된 이날 캐스팅은 프로페서V 역의 김호영, 드라큘라 백작 역의 이동하였다. 하지만 막공에서 배우 송용진(프로페서V 역 트리플 캐스팅)이 깜짝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송용진이 등장한 건 프로페서V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여주인공 메텔을 닮은 여인에게 반하는 대목. 원래는 한 배우가 프로페서V 역과 메텔 역을 함께 맡는 1인 2역을 하지만 막공에선 송용진이 메텔 역을 맡았다. 송용진 외에 박영수 고영빈 허규도 이날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 깜짝 출연했다.
뮤지컬 ‘팬텀’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첫 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 팬텀 역의 배우 박효신의 사회로 20여 분간 원작자, 연출가,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이어졌다. EMK 제공
평소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연출가들도 첫공, 막공 때만큼은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마주한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연극 ‘푸르른 날에’ 연출을 맡은 고선웅 감독은 막공이었던 이날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 감독은 “늘 무대 밖에서 무대 위의 배우들을 돕는 연출자이지만 5년간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남다른 감회와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특별히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