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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군함도’ 한국답사단… 日 공항서 4시간 입국거부 당해

입력 | 2015-06-04 03:00:00

‘시위 않겠다’ 확인서 쓰고 통과




일제의 강제 징용 피해를 당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돕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의 한 공항에서 4시간 동안 입국을 거부당했다.

3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회원 19명은 이날 오전 7시 5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오전 9시 10분 일본 나가사키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공항 측은 “상부 지시가 있을 때까지 어쩔 수 없다”며 입국심사를 거부했고 일행은 4시간가량 공항에 대기해야 했다. 이들 중에는 부모를 따라온 초등학교 5학년생과 68세 노인도 있었다.

회원들은 최근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시설인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 등을 7일까지 답사할 예정이었다. 이국언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입국심사대 주변에는 의자는 물론이고 마실 물조차 없어 사실상 억류나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항 측은 “이번 방문은 시위 목적이 아니라 강제 징용의 아픈 현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확인서를 받은 뒤 오후 1시 20분 입국 수속을 재개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비상식적인 조치에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한다”며 “외국인을 4시간 억류시킨 것은 외교 결례이자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