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3차감염 또 발생] 환자 집중관리-확산 차단 가능… 병원 확보 쉽지 않은 게 문제 일부 “기온 오르면 전염력 약해져”… 전문가 “신종 바이러스 예외 많아”
보건 당국은 당초 첫 번째 환자(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0일부터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나면 확산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일에도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최소 2주가량 메르스 환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일 현재 메르스가 의심돼 실시하는 유전자 검사만 99건에 이른다.
○ 3차 감염 계속될까?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렀던 11명 가운데 3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나머지는 유전자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증상이 발현하지 않았다”며 “6월 13, 14일은 지나야 16번 환자와 연관된 3차 감염자 발생 위험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 P병원에서도 3차 감염자 나올 가능성
16번 환자가 아닌 다른 2차 확진환자가 3차 감염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1번 환자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경기 P병원에서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병원에서 발생한 감염은 기본적으로 병원 내 감염이라 지역사회 전파와는 거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P병원 안에서 1번 환자와 연관되지 않은 3, 4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기온 올라가면 메르스 꺾일까?
6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통상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전파력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의 경우 예외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신종 감염병은 기온이 올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메르스는 더운 중동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기온의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가 1261명에 이르면서 보건 당국의 통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가 격리자가 보건 당국 몰래 외출을 하거나, 방문자를 집 안에 들이는 등 금지 행위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격리 과정에서 생계가 곤란한 가구에 한 달 동안 110만 원(4인 가구 기준)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가 격리 이탈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제성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메르스 전용 병원 현실화할까
복지부가 3일 추진하기로 밝힌 메르스 환자 전용 병원도 실제 운영되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메르스 전용 병원은 보호 장비를 장착한 의료진이 메르스 환자만을 치료하는 곳으로 추가 감염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중국과 홍콩이 전용 병원으로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병원 선정, 일반 환자 이동 등 숙제가 적지 않다. 국공립 의료기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병원 선정도 쉽지 않은 문제지만 선정한 뒤에는 의료진 이탈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차 감염 ::
발병지(중동)에서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1차 감염자라 부른다. 1차 감염자로부터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2차 감염자다. 3차 감염자는 1차 감염자가 아닌 2차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말한다. 이 때문에 3차 감염이 활발할 경우 2차 감염보다 더 광범위하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3차 감염은 2차 감염보다 전파력이 더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이세형·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