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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유승민 “靑 어른스럽지 못해”

입력 | 2015-06-04 03:00:00

국회법 관련 당청협의 무용론 비판… “개정반대 요구 묵살도 사실과 달라”
靑, 與 메르스협의 요청도 거부




유승민 엄호 나선 이재오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인 이재오 의원(오른쪽)이 3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관련해 “개정안을 원내대표 단독으로 한 것이냐”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3일 유승민 원내대표 감싸기에 나섰다. 전날 친박(친박근혜)계가 위헌 시비에 휩싸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의 책임을 물어 유 원내대표 사퇴를 공론화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비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작심한 듯 청와대에 각을 세웠다. 그는 “싸우다가도 국가의 중대 사태가 터지면 즉각 중단하고 메르스부터 해결하자고 해야지 당청 간에 내분이나 일으키는 이 정부가 생각이 있느냐”고 했다. 친박계의 사퇴 공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보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법 처리를 포기하더라도 국회법 개정은 안 된다’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그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당청 협의를 거부한 데 대해서도 “어른스럽지 못한 이야기”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청 관계는 이날도 냉기류를 이어갔다. 새누리당이 메르스 대책 관련 당정청 정책협의를 요청했지만 청와대가 “보건복지부 장관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보다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거부한 것이다.

전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야당을 향해 “국회법 개정안은 강제성이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는 논평을 내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날 제정부 법제처장이 공개적으로 “강제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야당 공격 논평이 자칫 정부와의 엇박자로 비칠 수 있어 논평을 접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당청, 청와대와 야당 간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막고 잘 정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강제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8일경 다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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