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등 주요 저수지 수위 급감… 당분간 비소식 없어 영농차질 우려 지자체들 상황실 운영하며 총력전… 용수원 개발-양수장비 확보 나서
강원도농업기술원 직원과 농민들이 가뭄 피해 지역인 강릉시 연곡면에서 3일 양수기를 활용해 논에 물을 대고 있다. 기술원 직원들은 5일까지 가뭄 피해 방지를 위한 일손 돕기 활동을 벌인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제공
더욱이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당분간 큰 비소식이 없어 최저치 경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댐 수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하한선인 저수위 150m와도 5m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소양강댐의 저수량도 8억3250만 t으로 지난해(11억4780만 t)보다 27.5%, 평년(15억6850만 t)보다 47% 감소했다. 현재 저수율은 28.7%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소양강 상류인 인제군 남면 일대는 강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고 이 일대에서 내수면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제어촌계 소속 60여 명의 어민은 조업을 하지 못해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도내 다른 댐과 저수지 사정도 마찬가지다. 횡성댐의 수위는 164.75m로 평년에 비해 8m가량 줄었고 저수율은 27.8%에 그치고 있다. 이날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주요 저수지 78곳의 평균 저수율은 50.5%로 예년 평균 74.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 가운데 도내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의 토교저수지 저수율은 35.6%에 불과하다.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가뭄에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강릉 등 일부 지역의 모내기가 지연되고, 모내기를 한 논도 마르는 등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 파종이 마무리된 감자나 옥수수도 일부 지역에서 시듦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까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영농 피해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현재 ‘주의’ 단계에서 상황이 악화되면 ‘경계’ 단계로 격상해 강도 높은 대책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가뭄 피해 예방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와 시군은 농어촌공사와 함께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기상 상황 및 가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간이 용수원 개발, 하상 굴착, 양수기 살수차 굴착기 등 양수시설 및 장비 확보에 힘쓰고 있다.
강원도는 밭작물 가뭄대책용 소형 관정 사업에 18억 원, 고랭지 채소단지 장비 지원에 10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동해시는 트랙터 등 중장비 10대를 투입해 하천 수로 정비와 함께 15개의 물웅덩이를 조성했다. 양양군은 관내 15개 리(里) 지역이 심각한 가뭄지역인 것으로 파악하고 대형 관정 12곳을 추가로 굴착하기로 했다. 또 하루 28대 분량의 살수차를 지원하고 있으며 스프링클러를 최대한 확보해 농민에게 무료로 임대하고 있다. 이 밖에 평창군은 5일 오전 평창읍 노산 충의제 제단에서 관내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우제를 봉행할 예정이다.
가뭄 극복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고성군 죽왕면과 자매결연한 경기 의정부시 호원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3일 양수기 2대를 지원했다. 쌍용양회㈜ 영월공장은 관내 벼 재배 농가를 위해 쌍용천에 농업용 펌프 3대를 설치했고, 배추 재배 농가에는 살수차를 지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