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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장면/6월4일]목동구장 4회말 점수가 ‘A’?

입력 | 2015-06-05 03:00:00

전광판 낡아 두자릿수는 알파벳 써… 넥센, 한화전 한 이닝 대거 10득점
팀 안방경기 최초로 ‘점수 A’ 등장




넥센 제공

“목동구장 전광판에 알파벳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1년 프로야구 넥센을 이끌던 김시진 당시 감독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넥센이 안방 구장으로 쓰는 목동은 전광판이 오래돼 두 자릿수를 넘기면 숫자 대신 알파벳을 표시한다. 10이면 A, 11이면 B로 쓰는 식이다. 김 감독이 알파벳을 싫어했던 건 넥센 투수진이 볼넷을 남발해 사사구를 표시하는 자리에 알파벳이 뜨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일 경기에서 나온 알파벳이라면 김 감독도 반기지 않았을까. 넥센 타자들은 이날 안방 한화 경기에서 4회말 공격 때 전광판에 A를 찍었다(사진). 한 이닝에 10점을 따낸 것. 2008년 넥센이 목동을 안방 구장으로 쓰기 시작한 뒤 8684이닝 만에 처음이다. 이 경기 전까지 넥센은 물론이고 방문 팀도 한 이닝에 1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