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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못한 일 벌어져 국민께 죄송”

입력 | 2015-06-06 03:00:00

첫 환자 부인 60대 감염자 퇴원… “남편 정신혼미 중동방문 못밝혀”




첫 번째 환자의 부인인 2번 환자 A 씨(63)가 두 번의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5일 오후 서울의 국가지정 격리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A 씨는 국내 메르스 환자 중 첫 퇴원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국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합니다. 이렇게 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의 부인인 두 번째 확진자 A 씨(63·여)가 5일 채널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A 씨는 “(사태가) 이렇게 확대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바로 잠잠해지고 치료가 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A 씨 가족은 그동안 ‘중동에 갔다 왔으면서 의료진에게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왔다. 첫 환자인 A 씨 남편은 바레인에 주로 있었으며 ‘메르스 위험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업무차 갔다 온 적이 있지만 초반 의료진에게는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A 씨는 “당시 남편의 열이 40도에 육박해 정신이 혼미한 상태라 정확히 말하지 못했다”라며 “속일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보건당국의 미숙한 초동대처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바이러스를 갖고 들어온 것은 잘못이지만 대처하는 병원들과 보건당국의 방법이 1960년대와 똑같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감기라고 해서 감기약을 먹다가, 더 큰 병원으로 가니 ‘폐렴이다’라고 해서 약 먹으면서 계속 기다렸다는 것. 지난달 20일 남편과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입원한 환자들과 의료진이 2차 감염됐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41명 가운데 이 병원에서만 29명이 감염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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