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장(長江) 강에서 1일 밤 발생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 침몰 사고는 7일까지 승객과 승무원 456명 중 43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으며 14명이 탈출하거나 구조된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이번 사고는 1948년 상하이(上海) 황푸(黃浦)강에서 폭발해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증기선 ‘장야호’ 사고 이후 최악의 선박 사고로 기록됐다.
○사고 원인 조사 난항 예상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에서 철저한 사고 조사를 지시한 만큼 사고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통신 내용과 기관 상태, 속력 등의 정보를 자동 기록하는 항해자료 기록장치인 ‘블랙박스’는 물론 사고 발생시 주변 선박 등에 위험 상황을 긴급하게 알리는 ‘자동경보장치’가 침몰 선박에 탑재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학적인 사고 원인 조사는 힘들어졌다.
결국 사고 조사는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진술에 의존할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 가족들이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기상 당국이 사고 당일 7차례나 악천후를 경고했는데 항해를 강행한 이유 △1994년 건조 이후 수차례 진행된 선박 개조의 적법성 △2년 전 안전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했는데 계속 운항한 경위 등이 조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유족 현장 방문 등 추모 행사 허용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후베이(湖北) 성 젠리(監利) 현의 위사(玉沙)초등학교 담장에는 이번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이 적힌 노란 리본이 가득 매달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팽목항 주변을 연상케 했다.
○신속하게 이뤄진 선체 인양 및 시신 수습
중국군과 교통부 등은 생존 가능 시간(골든 타임)인 72시간이 지나자 4일 밤부터 사실상 선체 인양 작업에 들어가 이튿날 오전 7시경부터 선체 바로 세우기 작업을 벌였다. 관영 CC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5000t급 크레인선 2척과 160t급 크레인선 1척이 선박 뒤집기 및 들어올리기에 나서 2시간 50분 만에 4층 구조의 유람선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국은 시신 및 유품 유실을 막기 위해 강 하류 200m 지점에 그물을 설치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고 수습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사고 및 희생자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지 않거나 구조 작업에 유족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일부 관영 언론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지휘한 것을 칭송하다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이 마당에 누굴 칭송하냐”는 비난을 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