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2차 확산] 식당 매출 3분의 1토막… 백화점 한 층에 손님 5, 6명뿐 영화 관객 이틀간 20만명 줄고 집에서 TV시청은 늘어
서울 도심도… 7일 서울 광화문광장이 일요일인데도 평소와 달리 관광객이 크게 줄어 한산하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해 시내 주요 관광지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놀이공원에 사람이 너무 적어서 안심”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는 휴일의 놀이공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휴일엔 두 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아틀란티스’의 대기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 비수기 평일에도 못 미치는 이용객이 들었다는 게 롯데월드의 설명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이건형 씨(44)는 “메르스 때문에 사람이 안 올 것 같아서 와봤다”며 “너무 적어서 오히려 안심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도심에서도 백화점과 영화관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의 방문객 감소가 뚜렷했다. 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백화점에는 층마다 마스크를 낀 손님 대여섯 명이 돌아다닐 뿐이었다.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주말엔 아이 손잡고 나들이 겸 쇼핑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전혀 없다”며 “말을 걸어도 마스크를 쓴 채 ‘알아서 보고 갈게요’라고 말하는 손님이 늘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 한 번뿐인 결혼식·돌잔치에도 여파
영화관은 관객 감소가 통계로도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5일)과 토요일(6일) 영화 관객 수는 101만3000여 명으로 약 121만9000명이던 일주일 전에 비해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마스크와 손 청결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혼식과 돌잔치 같은 가족행사 역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 도심도… 7일 서울 광화문광장이 일요일인데도 평소와 달리 관광객이 크게 줄어 한산하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해 시내 주요 관광지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피하면서 주말을 즐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6일 오후 10시경 서울 종로구 북악산 팔각정 입구는 서울 야경을 보러 온 연인들의 차로 북적였다. 이곳을 찾은 박모 씨(29·여)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여기로 오자고 했다”며 “사람들과 떨어져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요즘 같은 때 최적의 데이트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머물며 TV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TV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전체 TV 시청률은 지난달 26, 27일 평균 30.6%였지만 메르스 공포가 확산된 뒤인 이달 2, 3일은 평균 31.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지상파 방송국 토요일 시청률의 합계도 5월 30일 20.4%에서 6월 6일 22.2%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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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dodo@donga.com·이새샘·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