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황 총리후보자, 청문회서 밝히겠다는 다짐 빈말이었나

입력 | 2015-06-09 00:00:00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어제 야당 청문위원들은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가 내지 않은 자료들이 변호사로 활동했을 때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 같은 편법으로 사건을 해결한 전관예우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전관예우를 감시·검증하는 기관인 법조윤리협의회는 자문 등 업무 활동내용에 대해서는 변호사법상 ‘수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접 찾아간 여야의 자료 검증 요구도 거부했다. 이날 황 후보자의 요청으로 19건의 자료가 국회에 오기는 했으나 이번엔 ‘의뢰인’ 등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논란을 벌이다 열람이 무산됐다. 황 후보자는 법무법인에서 17개월간 17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수령한 건 그보다 좀 적지만 국민의 시각에서는 굉장히 많은 보수를 받은 점은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건의 ‘자문’에 대해서도 편법 전화 변론이 아니고, 전관예우 문제에서 당당하다면 왜 분명히 밝히지 못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황 후보자 본인의 병역 면제와 장남의 군복무 생활과 관련된 자료, 아들과 딸에 대한 증여와 관련된 금융자료의 미제출도 논란이 됐다. 황 후보자는 17년간 담마진(두드러기의 일종)을 앓았고 배경이 없는 집안에서 자랐다는 점을 내세워 병역 비리는 결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빙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담마진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이 4명에 불과하고, 담마진 확정 판정 전에 병역 면제 처분을 먼저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황 후보자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적극 대응을 회피했다. 그러나 자료 문제를 놓고 다투다 하루를 허비한 어제 청문회를 보면 이런 다짐이 무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