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만든 인간형 로봇 ‘휴보’가 세계 최고의 재난 대응 로봇에 뽑혔다. ‘로봇 올림픽’으로 알려진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보틱스 챌린지의 정상에 올랐다. 미국 일본 등 로봇 강국을 제친 휴보는 한국 로봇의 대명사이자 자존심이다. 일본 혼다에서 1997년 세계 최초로 두 발로 걷는 로봇 ‘아시모’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오 교수는 제자들과 로봇 연구를 시작했다. 2004년 휴보 첫 모델이 태어났다. 아시모 개발에는 15년에 걸쳐 3000억 원, 휴보는 3년간 8억 원이 들었다. 휴보는 2009년 뛰기에 성공했고, 2012년 춤을 추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이 대회에서 휴보는 역전 드라마를 썼다. 미국항공우주국 등 6개국 24개 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을 본뜬 경기장에서 8개 과제를 놓고 경쟁했다. 첫날 6위로 뒤처졌던 휴보는 다음 날 능숙하게 자동차를 운전하고 손으로 밸브를 돌려 잠그고, 계단을 성큼 오르는 등 44분 28초 만에 완주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