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의사 참석한 총회-식당 관계자, 결재문서 방에 하루동안 ‘오픈’ 본보 취재에 차단… 市 “직원 실수”
8일 오전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 명단’.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각종 결재문서 등을 공개하는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에 생활보건과가 작성한 ‘자가 격리 통지서 발부계획’ 문서가 게시됐다. 이 문서는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밤 긴급 브리핑 때 공개한 35번 환자의 동선 가운데 재건축조합원 총회(지난달 30일) 참석자들에게 자가 격리 통지서를 발부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해당 문서에 첨부된 자료였다. 엑셀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파일 4개에는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일용직 직원 58명, 보안요원 30명, 회의기록사 5명, 그리고 35번 확진자가 당일 저녁식사를 했던 식당 직원 6명 등 총 99명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일부 대상자는 ‘두통, 목아픔’의 이상 증세 여부나 ‘반발 심함’ 등 반응까지 추가로 적시돼 있었다. 메르스 확진자와 자가 격리 대상자 등의 상세한 개인정보가 약 24시간 동안 노출됨에 따라 사생활 침해 등의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4조에 따르면 감염병 관련 업무에 종사한 자는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되고, 이를 어기면 최고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에 처해진다. 서울시 담당 국장은 “(정보 누출의) 책임을 인정하지만 실수였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