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파장] 예측불허 휴업에 속타는 부모들
굳게 닫힌 학교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휴업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휴업 중인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굳게 닫힌 학교 정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교육부는 10일 일선 학교에 ‘휴업 기준 및 교육과정 운영 안내 지침’을 통보했다. 휴업 기준은 △학생, 가족, 교직원 중에 메르스 확진자·의심환자·격리조치자가 발생한 경우 △인근 지역 및 학교에서 메르스 확진자·의심환자·격리조치자가 다수 발생한 경우 △보건 당국이 휴업을 권고하는 경우 △다수 학부모가 등교를 기피하는 경우 등이다.
휴업으로 인한 수업 결손 대책과 관련해 교육부는 휴업일이 15일을 초과한 학교는 법정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휴업일이 15일 이하인 학교는 방학을 줄이거나 일일 수업 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수업일수를 맞춰야 한다.
특히 확진환자가 나온 병원 인근의 어린이집들은 아무런 기준 없이 불시에 휴원을 통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병원 이름이 공개되면 각 가정에 ‘내일 휴원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두 자녀를 각기 다른 어린이집에 보내는 워킹맘 A 씨는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나오자 오후 늦게 일방적으로 휴원 통보가 왔다”면서 “두 아이 어린이집이 하루 차이로 휴원한다고 오후 늦게 연락이 오는 바람에 아이 봐 줄 사람을 구하느라 일을 못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교사가 두세 명인 소규모 가정식 어린이집의 경우 당일 아침에 휴원 방침을 알리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은 10일 새벽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영아반에서 밤사이 열이 난 아이가 있으니 가급적 아이들을 보내지 말라’고 알렸다. 이곳에 자녀를 보내는 B 씨는 “이미 아내가 새벽 출근을 한 뒤에 문자가 와서 내가 급하게 아이를 친척집에 맡기고 출근했다”면서 “어린이집도 유치원처럼 휴원 기준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foryou@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