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얼어붙은 지갑 5월 연휴대목에도 소비지표 악화… 11일 한은 기준금리 추가인하 주목
10일 여신금융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등 ‘대목’이 몰렸는데도 민간 소비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지난달 신용, 체크 등 카드 사용액은 작년 동월 대비 7.1% 증가했다. 4월 증가율(15.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카드 사용액 증가분 대부분은 올해부터 본격화한 4대 보험료 등 공과금 납부액 증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분을 빼면 실제 카드 사용액은 줄었거나 제자리걸음일 것으로 추산됐다.
저유가로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온 휘발유 경유 등 자동차용 유류 판매량도 5월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에는 작년 동월 대비 8.7% 늘었지만 5월 들어 2.2% 감소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메르스로 인해 소비지표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하반기 경제 전망을 본 뒤 7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살짝만 열린 취업문 ▼
신규 취업자 2015년들어 가장 큰폭 증가… 2014년과 비교하면 60% 수준 그쳐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18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2581만 명)보다 37만9000명 늘었다. 숙박 및 음식업(14만3000명), 제조업(14만 명) 등의 취업자가 늘었고 농림어업(―12만3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6000명)에서는 줄었다.
지표만 보면 고용 사정이 개선되는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낙관하기엔 이르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가장 고용 사정이 안 좋았던 6월(39만8000명)보다도 적다. 일용직, 임시직 종사자가 많은 60세 이상(16만7000명)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는 점도 고용의 질이 여전히 낮음을 보여준다. 20대 신규 취업자(9만9000명)가 지난해 8월(11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이 늘긴 했지만 5월이 상반기 취업 시즌이어서 ‘반짝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1년 전의 8.7%보다 0.6%포인트 높았다.
향후 고용 시장 전망도 녹록지 않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고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르스 때문에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