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원 정원-신규임용 감축 예고, 교육여건 악화 우려
정부가 교원 감축을 추진함에 따라 2016년 신규 교원 임용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계에서는 교육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초등학교의 교생실습 모습. 동아일보DB
○ 초등 위주로 신규 임용 줄어
교육부가 지난달 말 17개 시도 교육청에 통보한 2016년 교원 정원 가배정 계획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신규 교사 선발 규모가 올해에 비해 초등 교사는 1500명, 중등 교사는 8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선발 규모는 8월 교원 명예퇴직이 이뤄진 뒤에 확정되겠지만, 일단 모든 시도에서 선발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초등 교사 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광역시 교육청도 정원 감축 규모를 감안해 신규 임용 규모를 확 낮춰 잡았다. 올해 초등 교사를 125명 선발했던 광주는 내년에 20명만 선발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대전은 550명에서 133명으로, 대구는 199명에서 66명으로 초등 교사 선발 계획을 줄였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도 단위에서도 정원 감축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초등 교사를 360명 선발했으나 2016년에는 110명만 선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강원도에서는 학생 수 60명 미만의 학교를 통폐합할 경우 초중고교의 4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상황. 이 때문에 교원 정원 감축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의 사전 작업 아니냐는 불안감이 특히 크다.
○ 교육계 “OECD 수준 아직 멀어” 반발
정부는 학생 수 감소 추세에 맞춰 교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신규 임용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육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급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데 교원을 무리하게 줄이면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의 임기 5년간 학생 수 추이를 보면 2017년 유치원 및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12년 대비 87%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중장기 학교 신설 계획을 보면 신도시와 혁신도시 확대 등에 따라 학교가 2000여 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자연히 학급 수도 1만7000개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교원 단체에서는 교사 수를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의 정원 감축 방침에 반발하며 긴급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교총은 “정부는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점만 앞세워 교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나 교사당 학생 수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많은 상황”이라며 “교육 여건 개선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교원을 3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