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걸작을 잘 그린다.”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MLS) 홈페이지는 11일 미국과 독일의 축구 평가전 결과를 소개하면서 미국 축구대표팀의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51) 감독의 지도력을 거장 화가에 빗대 극찬했다.
미국(랭킹 27위)은 11일 독일 쾰른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세계랭킹 1위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바비 우드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현역 시절 A매치 108경기 47골을 넣은 ‘전차 군단의 전설’ 클리스만 감독이 고국을 울렸다.
2011년 7월부터 미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독일식 전략으로 모국 팀을 깼다. 파비안 존슨(호펜하임), 존 앤서니 브룩스(헤르타 베를린), 티모시 챈들러(뉘른베르크) 등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수비진을 꾸린 클리스만 감독은 공중 볼과 롱 패스를 섞은 독일식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마치 분데스리가를 치르는 느낌을 받은 독일 선수들은 미국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에 수비수를 줄이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 미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게 했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들을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첫 6경기에서 1승1무4패를 당하며 팀 전술을 180도 바꾸고, 독일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와 독일 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바비 우드도 분데스리가 2부 에르츠게비르게에서 활약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013년 한 때 4부 리그 선수였던 바비 우드를 전격 발탁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 데뷔시켰다. 분데스리가의 압박과 스피드에 적응된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독일처럼 힘과 조직력을 갖춘 강호들을 상대하는 전술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한준희 KBS축구해설위원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베테랑인 랜던 도노반을 제외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국적이지만 사실상 독일인이나 다름없는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대표팀에 발탁해 활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 계속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