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가 국립현대미술관장 인선을 놓고 시끌시끌하다. 전임 관장 중도 하차 후 8개월째 비어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새 관장을 뽑기 위해 1월부터 시작된 인선 절차가 원점으로 회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채용 절차를 백지화하고 ‘관장 재공모’를 결정했다. 그러자 최종 후보에 올랐던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종덕 장관을 ‘문화 부문 사이코패스’에 빗대며 “내 편이 아니었던 사람은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상대 출신에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한 최 전 관장은 ‘괄목 홍대’를 언급했다. 서울대 미대와 홍익대 미대, 미술계 양대 파벌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홍익대 출신 장관의 학맥 인사를 걸고넘어진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역량 문제가 제기됐고 자체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최종 후보들의 이름이 흘러나올 때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미술계 인사도 상당수였다. 그렇다 해도 국립오페라단장 임명 파동을 비롯해 문체부의 독단적 인사행정이 줄줄이 잡음을 빚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