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어디까지/팔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
12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터미널에서 한국방역협회 회원들이 대합실 의자를 소독하고 있다. 메르스 ‘진원지’인 평택을 비롯해 확진환자가 발생한 전국 곳곳에서 이처럼 방역활동에 나서는 자원봉사자가 늘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우리는 ‘방역 예비군’입니다”
요즘 김 씨는 회사(방역업체)가 아닌 평택시 보건소로 출근한다. 오전 9시 오늘 맡은 방역지역을 확인하면서 일과를 시작한다. 김 씨는 9일부터 하루에 많게는 40곳 가까이 돌아다니며 소독하고 있다. 대상 지역에 따라 2인 1조 또는 4인 1조로 팀을 꾸려 이동한다. “보건소에서 나눠주는 살균액을 제외하고 모든 장비를 자체적으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평택지역 방역에 참여 중인 자원봉사자는 약 25명. 한국방역협회 경기지회 소속 업체 10여 곳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요양원이나 병원, 공부방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소독하고 있다. 이들의 자원봉사는 17일까지 예정됐다.
하루의 방역작업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6시경. 김 씨는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뒤 그제야 밀린 회사 일을 본다. 김 씨는 “요즘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10분의 1로 줄었다. 이 일대 상가 주인들은 죽을 맛”이라며 “평택이 다시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계속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내 고장 내가 지킨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보건소 등 일손이 부족한 공공기관을 대신해 경로당 은행 등을 찾아 직접 방역에 나서고 있다. 서강진 부천시 소사본3동 청소년지도위원장은 “현재 회원 19명이 공공기관을 도와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 데 지역 주민들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시의 오천청년회는 9일 방역봉사단을 결성했다. 참가자를 모집하자 무려 200여 명이 지원해 교대로 지역을 돌며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시장과 공중화장실, 주택 밀집지역을 돌며 살균액을 뿌리고 있다. 서현준 청년회 국장은 “우리 지역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김재형 monami@donga.com / 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