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파장] 환자 이송요원-부산 컴퓨터관리원 등… 잇단 감염에 파견자 ‘방역 사각’ 우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37번 환자(55)는 삼성서울병원이 계약한 용역회사 소속의 환자 이송요원이었다. 부산의 143번 환자(31)는 병원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외주업체 직원이었다. 병원 내 감염관리 시스템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비정규직이나 외주업체 근로자들의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등에 따르면 137번 환자는 용역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된 환자 이송요원 90명 가운데 1명이다. 응급실 안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찍히지 않아 격리 대상자 명단에서 누락됐다. 부산 143번 환자는 확진환자가 발생한 대전 대청병원에 2주간 파견됐는데도 격리 대상자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병원 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의사, 간호사 등 정규직에 비해 메르스에 더 위험한 이유는 이들의 업무 특성과 관련이 있다. 국내 대형병원은 수납과 안내 등 일상적인 환자 대면업무뿐만 아니라 청소미화원 요양보호사 보안요원 등 환자와 직접 몸을 부대껴야 하는 업무 수요를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취재팀이 14일 경기지역의 한 종합병원에서 만난 청소 근로자 유모 씨(55·여)는 “병원에서 일반 마스크와 장갑만 나눠줄 뿐 별다른 교육이나 조사는 없었다”면서 “침 가래 등 환자 체액을 매일 치우면서 솔직히 겁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메르스 감염 위험에 더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삼성서울병원이 통보한 병원 내 비정규직 2944명의 명단을 확보해 메르스 관련 증상 유무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이철호 irontiger@donga.com·박성진·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