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를 안고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인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27·KB금융그룹)였다.
박인비는 15일 미국 뉴욕 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파73)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1937~1939년 패티 버그(미국·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2003~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LPGA챔피언십)에 이어 세 번째로 LPGA투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10년 만의 대기록을 세운 박인비는 “꿈이 현실이 됐다. 버그, 소렌스탐과 같은 전설들 옆에 내 이름을 새기게 돼 영광이다. 믿어지지 않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17번 홀부터 4라운드 마지막 홀까지 56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올 시즌 박인비에게 2차례나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김세영(22·미래에셋)도 이날은 박인비의 견고한 플레이를 뚫지 못했다. 박인비는 이 대회 역대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인 최종 합계 19언더파 273타를 적어내며 5타차 완승을 거뒀다. 뉴욕타임즈는 ‘해마다 대회의 이름과 장소가 바뀌었어도 챔피언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