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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서울병원 사태 있을수 없는 일” 그룹차원서 시스템 전반 대폭 수술

입력 | 2015-06-16 03:00:00

[메르스 어디까지]
삼성, 강력한 개선책 마련 착수
“관련 피해에 민형사상 책임지고… 정보 비밀주의 조직문화 바꿀것”





삼성그룹이 메르스 사태 수습이 끝나는 대로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대대적인 인력 및 시스템 쇄신 작업을 하기로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5일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적절한 대응을 못한 데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리에 있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사람과 시스템은 물론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위기 대처 능력 전반의 강력한 쇄신을 위한 전문가 의견 청취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평소 인사권은 미래전략실과 각 계열사에 일임하면서도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엄격한 문책성 인사를 해왔다. 게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말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직후 벌어진 사태인 만큼 삼성으로선 강력한 개선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에 대해 초기에 안일하게 판단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염병 발병 시 대응 매뉴얼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더 꼼꼼하게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서울병원 특유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을 지낸 송형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은 삼성 조직문화 특성상 병원 경영진과 의료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괴리감이 다른 병원에 비해 크다”며 “진정한 쇄신을 하려면 수년 전부터 응급실 과밀화 등의 문제를 제기해온 의료진의 목소리부터 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설립 취지에 맞는 공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매주 수익성 강화 등을 논의하는 삼성사장단회의 참석 대상이라는 것도 아이러니”라며 “삼성서울병원이 설립 당시 초심을 되찾아 국내 최고 병원답게 좀 더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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