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어디까지] 의료전문가들 중간점검 “감염환자 늘어 관리 어려워져… 사태 확산 긴장 늦추지 말아야”
“아직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최소 다음 달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15일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메르스와의 전쟁’이 최소한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것도 추가 대규모 감염 사태가 없다는 가정에서다.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병원들의 최대 잠복기가 24∼26일경에 끝나더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뜻이다.
○ 최악의 경우 2∼3개월간 지속될 수도
지금처럼 꾸준히 감염자가 증가하고,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나타나는 상황이 2∼3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런 전망이 나온 것은 국내 정상급 병원이고, 전국적으로 환자를 유치했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숨겨진 환자와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삼성서울병원이 뚫리지 않았다면 지금쯤 안정적인 상황을 맞이했겠지만 지금처럼 여러 명의 잠재적 전파자가 나왔기 때문에 종료 시점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2∼3개월 정도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서울병원의 잠정적 폐쇄에 대해 모두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더 일찍 폐쇄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확산 추세 꺾였다”고 말하기 일러
코로나 바이러스 전문가인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도 “감염환자 수가 적었던 확산 초기와 달리 숫자가 늘어나면서 관리가 어려워졌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분류하는 단계에서 구멍이 생길 소지도 커졌다”며 “아직 확산 위험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변화에 용이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바이러스 고유의 특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재명 서강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선진국들처럼 앞으로 감염병과 관련된 대응 전략을 수립할 때 의사뿐 아니라 바이러스 전문가인 과학자들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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