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사상 첫 3할-20홈런-20도루 신인왕 도전
역대 신인왕 중 3할-20홈런 넘긴 타자 2명뿐
김하성, 현재 타율 0.300·12홈런에 11도루
시즌 초 슬럼프마저 극복…꾸준한 활약 기대
넥센 유격수 김하성(20)이 여태껏 단 한번도 나오지 않은 위대한 기록에 도전한다. 사상 첫 3할-20홈런-20도루 신인왕이다. 김하성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인이다. 프로 2년차, 만 스물에 불과한 나이에 넥센의 주전 유격수를 완벽하게 꿰찼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공수에 걸쳐 훌륭히 메우고 있다. 16일까지 타율 0.302(245타수 74안타)에 12홈런 11도루다. 빠른 발을 앞세워 최근 넥센의 리드오프로 활약 중이고, 시즌 초반부터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사상 첫 3할-20홈런-20도루 신인왕이 가능한 이유다.
● 역대 타자 신인왕들의 성적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을 빼고 신인왕은 지금껏 모두 32차례 나왔다. 이중 타자와 투수가 절반씩인 16차례를 나눠 수상했다. 3할을 넘긴 타자는 모두 7명이었고, 그 중 20홈런을 넘긴 타자는 2명뿐이었다. 1993년 양준혁(삼성)이 타율 0.341에 23홈런, 2001년 김태균(한화)이 타율 0.335에 2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둘은 신인왕을 수상한 해에 각각 4도루와 2도루에 그쳤다. 이순철(해태), 이정훈(빙그레), 유지현(LG), 이병규(LG)는 3할이 넘는 타율에 20도루를 넘겼지만 20홈런을 넘어서지 못했다. 박재홍(현대)이 1996년 30홈런 36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로 30-30 클럽을 열었지만, 타율은 0.295로 3할에 조금 못 미쳤다. 양준혁에 밀려 아쉽게 신인왕을 차지하지 못했던 이종범(해태)도 1993년 타율 0.280, 16홈런, 73도루를 기록했다.
넥센은 올 시즌 65경기를 치르면서 시즌의 45%를 마쳤다. 총 7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김하성은 산술적으로 3할 타율에 27홈런 24도루가 가능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3할 타율은 물론이고 20-20 클럽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하성은 5월 11일까지 타율 0.319에 8홈런으로 최고의 타격 페이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약 보름간 극심한 침체에 시달렸다. 방망이가 맞지 않으면서 수비집중력도 흔들렸다. 다행히 코칭스태프의 조언으로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뒤 곧장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짧은 부진을 겪은 뒤 공수에서 더욱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려됐던 체력에선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김하성의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