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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가석방 시기 앞당기고 비율도 늘려야

입력 | 2015-06-17 03:00:00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가석방제도는 수형자를 형기만료 이전에 풀어줘 장기간의 수형생활에서 받게 되는 유해한 영향에서 벗어나게 하고 사회 속으로 재통합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현행법은 수형자에게 가석방 청구권을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지만 수형자들은 가석방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풀려나면 재범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어 교정실무에서 가석방의 의미는 매우 크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가석방된 사람들의 90% 이상이 형기의 80∼90% 이상을 채웠다. 전체 석방 대비 가석방 비율도 점차 줄어 최근에는 30% 미만을 보이고 있다. 형법이 유기자유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할 수 있도록 규정해둔 것에 비해 현재의 가석방 시기는 터무니없이 늦고 가석방 비율도 낮음을 알 수 있다.

형집행법 제1조는 시설수용이 구금을 통한 격리 내지 응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형자를 교정, 교화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는 데 목적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범죄 피해자나 사회를 위해 재범하지 않으려고 수용시설에서 적극 노력하는 수형자에게 형기만료 때까지 갇혀 있으라고 한다면 이는 수형자의 관점이나 사법경제적 관점에서도 불필요한 구금이다. 응보사상에 기초해 가석방제도를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전체 사회의 평화를 확보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대부분의 가석방 신청자들은 이미 교도소의 질서 유지에 상당 부분 협력한 이들이어서 이들의 구금은 질서 유지에 협력하지 않는 재소자들 구금과 그 질이 다르다. 가석방을 더 앞당기고 적극 활용함으로써 형기만료 뒤 석방과는 달리 사회에 부채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적절한 대응방식이다.

가석방 기대를 품고 교도소의 질서 유지에 적극 협력하는 재소자들의 희망을 꺾지 않으려면 가석방 시기를 훨씬 더 앞당겨야 하고 비율도 늘려야 한다.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