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사우디처럼 20%대 달할수도 중증 기저질환 사망자 많지만 4명은 특별한 지병 없이 숨져
보건 당국에 따르면 16일 메르스 사망자 3명이 추가돼 총 사망자는 19명이 됐다. 치사율도 정부의 기존 예상치(10%)를 넘어선 12.3%가 됐다. 16일 현재 확진자 치료를 받고 있는 135명 중 17명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메르스 전파는 면역력이 약한 중증 환자가 몰려 있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이 때문에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사우디 보건 관계자들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사우디에서 유행한 메르스의 치사율은 25∼28%였다”며 “한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사망자가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우디의 전파 양상이 ‘병원 내 감염’으로 현재 한국과 비슷했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의 치사율 수치로는 메르스의 위협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치사율 수치는 메르스 위험을 다소 축소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앞으로 치사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 4명은 기저질환이 없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됐다 이날 사망한 98번(58), 123번 환자(65)는 특별한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에서 유행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위험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도 기저질환이 없었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가 증가하는 데 비해 퇴원자 수 증가가 더딘 것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나고 48시간 안에 2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퇴원을 할 수 있다”며 “치료 중인 135명 중 118명은 안정적인 상태여서 시간이 지나면 퇴원자는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