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현대적 토속’ 설계작품 선정

도시 재생 방식으로 거듭나게 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의 미래 모습을 보여 주는 투시도. 세운상가는 오래된 건축물의 과거 흔적을 지켜 내는 방식으로 다시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세운상가는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서울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용산전자상가가 등장하면서 더는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건물과 시설의 노후화로 슬럼화됐다.
이처럼 철거 직전에 내몰렸던 세운상가 일대가 도시 재생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공간 설계 작품을 공모한 서울시는 이-스케이프 건축사 사무소의 ‘Modern Vernacular(현대적 토속)’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선작은 오래된 건축물을 새 건축물로 만들지 않고 과거의 흔적을 존중하며 새로움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상가가 있던 세운초록띠공원 자리에는 종묘와 연결되는 횡단보도부터 세운상가 2층까지 완만한 경사의 광장이 들어선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고 편안히 앉아 종묘를 바라볼 수도 있다. 광장 아래 1층 공간은 전시나 창업 지원이 가능하도록 꾸며진다.
청계천이 지나는 세운상가∼대림상가의 끊어진 공중보행교도 다시 선보인다. 원래 발코니 형식의 각 건물 보행로가 연결돼 있었지만 2005년 청계천 복원공사로 끊어졌다.
1단계 구간(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공사는 12월 시작돼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2단계(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추진한다. 22∼30일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당선작 등 8개 수상작 전시회가 열린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