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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한국메르스, 국제비상사태는 아니다”

입력 | 2015-06-18 03:00:00

[메르스 어디까지]
“여행-교역 금지조치 필요없어”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 한국의 메르스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국에 대한 여행·교역 금지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HO는 제9차 메르스 긴급위원회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한국의 메르스 발병이 경종을 울리는 계기(Wake-up call)가 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 보건규정상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질병이 범세계적으로 확산돼 국제사회 차원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 발동된다.

WHO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확산된 주요 원인으로 △의료 종사자와 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 △병원에서 전염 예방 조치 미흡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용 입원실에서 메르스 환자와 밀접한 접촉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의 행동(의료 쇼핑) △환자에 대한 가족의 직접 간호와 2차 감염이 많았던 점 등을 꼽았다. 또 한국에서 지역사회 감염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중동의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에 주요한 차이점이 없었다고 재확인했다.

WHO는 “한국의 보건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여행이나 교역 금지 조처는 권고하지 않으며 체열감지기를 통한 입국 검사도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몇 주간 추가 발병 사례가 있을 수 있으며 이동이 활발한 사회에서 모든 국가는 예기치 않은 전염병 발발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며 “여행객들에게 메르스 예방법을 알리고 보건·항공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소통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HO는 그동안 2013년에 네 차례, 2014년에 세 차례, 올해 들어 2월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메르스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한국의 메르스 발병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WHO는 필요에 따라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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