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어디까지] 119 구급대원 박광표 소방교
그는 9일부터 메르스 전담 구급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병원 직원인 박 소방교의 부인은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그가 자원했다는 말에 적잖이 섭섭한 표정이었다. 박 소방교는 지난해에도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자원해 내려갔다. 그는 동료 5명과 함께 2인 1조로 근무 중이다.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고 있다. 그는 “출동 요청이 떨어지면 철렁하지만, 불안감에 휩싸인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 초기에는 구급대원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처음 출동한 현장에서는 동네 상인들로부터 “손님 떨어지니 돌아가 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구급차를 눈에 띄지 않게 해달라는 요구에 먼 곳에 주차한 뒤 걸어간 적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의 이런 반응이 섭섭할 만도 하지만 그는 “지금은 주위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이 더 많다”며 밝게 웃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