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달… 朴정부 리더십 평가] [1] 전염력 과소평가… [2] 컨트롤타워 없고 [3] 뒤늦게 병원 공개… [4] 국회는 호통만
정부와 정치권의 ‘메르스 사태’ 대응은 초동 대응 실패와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비극의 서막으로 시작됐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4일 입국한 첫 번째 환자의 감염 증상은 7일 만인 11일부터 나타났다.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21일.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의 전염력은 대단히 낮다”고 강조했다. 이미 인터넷 등으로 메르스에 대한 공포와 루머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괴담’으로 치부했다. 특히 경찰력을 동원해 유언비어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엄포만 내놓는 등 ‘정보 독점’을 고수해 불신을 키웠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에 머물렀다. 메르스 사태를 전담하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 있었다. 총리 부재 상황에서 부총리와 주무부처 장관의 국외 체류는 국민에게 위기를 관리할 리더 부재란 불안감과 함께 정부의 무관심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전달했다.
행정부의 실수 혹은 오류를 감시해야 할 국회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일 아침 사회 전반의 이슈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각 당 최고위원회의 등 지도부 모임에서 ‘메르스’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된 것은 지난달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1일에서야 메르스 문제가 거론했다. 국회는 11일 부랴부랴 메르스 대책 특위를 구성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다. 오히려 국회 메르스 대책 특위 첫날엔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삼성서울병원 정두련 감염내과장, 국민안전처 이성호 차관 등 최전선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진두지휘해야 할 핵심 책임자들을 국회로 불러 7시간 동안 호통만 쳤다.
길진균 leon@donga.com·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