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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메르스 현황판’ 실시간 업데이트… 24시간 감시

입력 | 2015-06-18 03:00:00

전남도청 상황실 가보니




역학조사팀 의무지원팀 등 6개 팀으로 꾸려진 전남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4시간 상시 감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책본부 상황실 직원들이 17일 도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메르스 확산세가 주춤해졌지만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17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13층 메르스관리대책본부 상황실. 대책본부 부본부장인 신현숙 보건복지국장(57·여)은 “향후 1주일간이 메르스 사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실은 전남지역 메르스 확산 방지 임무를 수행하는 ‘컨트롤 타워’다. 현황판에는 환자 접촉자 발생과 격리 및 진단 검사 상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빔 프로젝트 스크린에는 이날 브리핑할 내용이 띄워져 있었다. 상황실 직원들은 보고회 자료를 챙기고 시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보건의료과 안전총괄과 소방본부 등에서 파견된 직원 16명이 2교대로 24시간 상황실을 지키고 있다.

신 국장은 4일 상황실이 차려진 이후 지금까지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며 상황을 챙기고 있다. 그는 전화 벨소리만 울려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다. 상황실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의심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했다.

7급 직원 남연경 씨(46·여)는 16일 새벽 장흥보건소 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10, 11일 보성 녹차밭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온 여고생(17·1년)이 39.9도까지 열이 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남 씨는 병원 의사와 통화를 하면서 여학생 상태를 체크했다. 보건소 직원과도 연락해 앰뷸런스를 대기시키도록 했다. 열이 37.5도로 내렸으나 여고생의 엄마는 큰 병원으로 가서 진찰 받기를 원했다. 남 씨는 여고생을 호흡기질환 전문 치료병원인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토록 했다. 목포한국병원은 여고생의 가검물을 채취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다. 남 씨는 “초조하게 검사 결과를 기다렸는데 3시간 만에 음성으로 나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1주일 전만 해도 하루에 200통 넘게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 지금은 100여 통으로 줄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첫 메르스 환자 A 씨(64)와 접촉한 사람들이 아직까지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도 늘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르스 접촉자의 잠복기는 최대 14일이지만 평균 5∼7일이 지나면 증세가 나타난다. 여수의 결혼식장에서 A 씨와 2시간 가까이 있었던 50대 여성은 미열 증세가 있어 국가지정격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고 지금은 열도 내렸다. A 씨도 건강이 좋은 상태이며 앞으로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병원에서 퇴원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전남지역 메르스 관리 대상자는 자택격리 208명, 능동감시자 349명, 격리병원 입원 1명 등 모두 686명이다. 이 중 A 씨와 접촉한 보성지역 자택 격리자는 173명이다. 메르스 접촉자 가운데 격리가 해제된 사람도 120명으로 늘었다.

전남도는 메르스 확진자가 몸이 약한 사람에게 많다는 점을 중시해 평소 지병을 앓고 있는 도내 ‘기저질환자’까지 특별관리하고 있다. 매일 행정부지사가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16일 오후에는 메르스 관리대책본부장인 이낙연 도지사 주재로 치료격리병원과 22개 시군 의사회, 보건소, 전문가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필수 전남도 의사회장은 “의심환자는 신속하게 지정병원으로 이송해 추가 감염을 막고 시군 보건소와 의사회가 정보를 공유해 주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면서 ‘도민 마스크 착용 운동’을 제안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