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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맛은 ↑, 칼로리는 ↓, 요리는 쉽게,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입력 | 2015-06-18 12:03:00


[IT동아 안수영 기자] 최근 TV 속 요리 프로그램들이 화제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선생,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유명 쉐프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순박하고 솔직하거나 익살스러운 허세를 부리는 쉐프라는 매력도 있지만,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들을 근사하고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리라.

이런 요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나도 맛있는 것 먹고 싶다', '나도 요리를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리에 서툰 사람이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주로 맛있는 것은 굽거나 튀긴 요리인데,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 (왜 몸에 좋은 건 맛이 없고, 몸에 나쁜 것은 대체로 맛있는 걸까) 애로사항은 또 있다. 초보자가 요리를 하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맛이 없다. 새삼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진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에어프라이어(Airfryer)'라는 주방 가전을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에어프라이어는 뜨거운 공기를 빠른 속도로 순환시켜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 가전이다. 식재료에 있는 지방 성분을 이용해 조리하기 때문에, 기름이 필요 없다. 기름을 넣지 않는 만큼 지방 함량을 줄일 수 있고, 뜨거운 기름을 다뤄야 할 염려가 없으며, 사용 방법도 전자레인지처럼 간단하다.


기름 없이 맛있는 음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에어프라이어. 요리 초보자도 근사하고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본 리뷰에서는 필립스 에어프라이어(모델명 HD9240)를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요리 초보의 시선으로 전한다.

생김새는 커피 포트, 조작법은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의 생김새는 흡사 크기가 큰 커피포트 같기도 했다. 다양한 음식(과일, 야채, 생선, 고기 등)을 조리하는 만큼, 꽤 크다. 제품 색상은 광택이 나는 검정색이었는데 유광 재질이라 지문이 많이 남았다.

정면에는 온도와 시간이 표시되는 스크린이 있으며, 아래 전원 버튼이 배치됐다. 온도와 시간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간편하게 조작하고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온도는 60~200도까지 가능하며, 시간은 60분 이하로 설정 가능하다.


스크린 아랫부분에는 다양한 음식 그림과 온도, 시간 등이 적혀 있었다. 마치 전자레인지와 같은 모양이다. 예를 들면 냉동감자는 200도 온도에 8~16분 조리하고, 빵은 180도에 15분 베이킹하면 된다고 표시되어 있다.


뒷부분에는 전기 콘센트를 정리해서 넣을 수 있는 홈이 있었다. 음식을 하지 않을 때 전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스크린 아래에는 손잡이가 있으며, 손잡이를 당기면 음식을 넣고 조리할 수 있는 통이 마련되어 있다. 내부 공간은 1~3인분 요리를 하기에 적당한 크기로 보인다.



(요리를 직접 해본 뒤 느낀 것이지만) 음식을 담는 통 부분이 투명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요리 초보 또는 새로운 요리를 할 경우, 음식이 익어가는 것을 관찰한다면 더욱 편했을 것 같다.

공기만으로 튀김 요리를 만든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튀김 요리뿐만 아니라 구이 요리, 베이킹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제품과 함께 온 레시피를 보니 구운 감자, 소시지, 크로켓, 양념 어묵, 대하구이, 닭고기 구이, 미트볼, 그라탕, 파이, 페스트리 등 다양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군만두와 같은 냉동 식품도 조리 가능하다.

하지만 에어프라이어를 처음 본 동료 기자들은 이를 믿지 못했다. 그들은 "어떻게 공기만으로 튀김을 만든다는 거냐", "말도 안 된다. 원리가 뭐야?", "기름이 없으면 음식이 바짝 마르는 것 아니냐"라며 의구심을 보였다. 유일하게 느긋한 것은 유부남 K뿐이었다. "감자튀김이나 치킨너겟 해먹으면 맛있어요"

특히 싱글 남성들이 와글와글 모여 에어프라이어를 관찰했다. 제품을 살펴보던 L기자의 한 마디. "이거 밥통 아냐?"

음식을 넣고 돌리기만 하면 뚝딱, 야매요리 완성

이 어리석은(?) 동료 기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려면 음식을 하기 전, 기기를 예열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콘센트를 꽂은 뒤 전원 버튼을 누르고, 온도를 조정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됐다.


예열을 시작하자 공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제법 컸다. 에어프라이어 후면에 배치된 팬이 '위이이잉'하는 소리를 냈다. 에어프라이어의 원리가 고속 공기순환 기술을 통해 음식을 조리하는 것인 만큼, 공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일 것이다. 예열을 할 때뿐만 아니라 요리를 하는 내내 공기 소리는 계속됐다. 약 1~2분이 지났을까. '딩딩' 벨소리가 울렸다. 예열이 끝났다는 소리다.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차례다. 본 기자가 실험해 본 요리는 치킨까스, 군만두, 감자튀김이었다.

치킨까스

가장 먼저 도전한 메뉴는 치킨까스였다. 보통 돈가스나 치킨가스는 끓는 기름에 튀기는 것이 정석이기에,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해 보면 어떨지 궁금했다.


필립스에서 제공한 레시피에 모든 요리의 조리법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략적인 감으로(?) 치킨까스를 조리했다. 먼저, 예열을 한 뒤 180도로 8분 동안 치킨까스를 굽기 시작했다. 몇 분이 지나자 슬슬 맛있는 냄새가 났다. 조리가 끝난 뒤 뚜껑을 열어보니 제법 그럴싸했다.


다만, 아직은 덜 노릇노릇하고 밑바닥은 아직 덜 익은 것 같아, 고기를 뒤집어서 180도로 8분 동안 다시 구웠다. 두 번째 익힐 때는 과자 냄새가 좀 났다. 치킨가스를 감싼 빵가루가 익어가는 덕분이다. 이렇게 익히고 나니 이전보다 더 먹음직스러운 색깔을 띠었고,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다만 본 기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180도로 6분 동안 더 구워보았다)


치킨까스의 단면을 잘라보았다. 바삭바삭한 겉면과는 달리, 속은 매우 부드러웠다. 실제 맛도 그랬다. 기름 없이 튀겼지만 닭고기의 속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질감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왜 그럴까. 기기의 문제가 아닌, '역시 돈까스나 치킨까스는 기름 맛으로 먹는 요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름기가 없다 보니 돈까스 또는 치킨까스 특유의 감칠맛은 부족했다. 튀김망에 오일을 가볍게 발라줄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직접 시식해 본 동료 기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튀김이 바삭바삭하긴 한데 과자 같은 느낌이다", "잘 익었는데, 끝 부분은 과자를 불에 익힌 양 맛이 쓰다", "그래도 속살은 좋았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K기자는 말했다. "나는 별로" …그런데 왜 계속 드세요?

손쉬운 조리, 기름 걱정 끝! 빵가루 처리는 곤혹

초보자도 전자레인지 이용하듯 간편하게 치킨까스를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온도와 시간만 설정하고 작동시키는 것이 전부였다. 사실, 가정집에서 돈까스나 치킨까스를 요리하기란 쉽지 않다. 식용유가 많이 낭비되는데다, 펄펄 끓는 기름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쓰고 남은 기름을 처리하기도 번거롭다.

반면,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사용하고, 끓이고,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기름기 때문에 살이 찔 염려도 없다.

다만, 빵가루 처리는 다소 곤혹스러웠다. 처음 에어프라이어에 치킨까스를 구울 때부터 팬을 통해 빵가루가 포슬포슬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 구웠을 때는 더 많은 빵가루가 쌓였다. 기름을 치울 필요는 없었지만, 빵가루가 위아래로 날려 꽤 신경써야 했다.


또한, 요리를 마치고 난 뒤 30분 가량은 기기가 뜨거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요리를 할 때도 팬 부근에서 뜨거운 공기가 배출되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특히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군만두와 감자튀김은 '성공적'

다음으로 시도해 본 요리는 군만두였다. 군만두는 프라이팬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도 조리할 수 있지만,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경우 어떤 맛을 내는지 궁금했다.

군만두

군만두 역시 특별한 조리법이 나와 있지 않아 필자의 감으로(?) 조리해 보았다. 마찬가지로 에어프라이어를 예열한 뒤, 냉동 만두를 넣었다. (만두의 양은 390g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작은 봉투 분량이 충분히 들어갔다) 그리고 7분 동안 180도로 익혔다. 뚜껑을 열고 보니 만두가 제법 노릇노릇했다.


보다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만두를 뒤적거린 뒤, 5분 동안 160도로 다시 조리했다. 두 번째 익힐 때는 만두 냄새가 더 많이 풍겼다. 조리가 끝난 직후에는 기름이 지글지글하는 소리가 들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만두 자체가 품고 있던 기름이 끓은 것이었다. 만두 표면에 기름이 반들반들하게 묻어서 만두피가 서로 달라붙지 않았고, 더욱 바삭하고 탱탱해 보였다. (어때요, 그럴싸하쥬?)


직접 시식해 보았다. 결과는 '성공적'. 표면은 바삭하고 기름이 살짝 발라져 있어서 감칠맛이 나고, 내부는 촉촉했다. 프라이팬에서 구운 것보다는 기름이 적고, 표면은 더 바삭했다. 전자레인지로 익힌 것보다는 속이 훨씬 촉촉했다. 만두 자체에 있는 기름 외에는 별도로 기름이 첨가되지 않아, 훨씬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군만두의 경우, 만두 자체에 있는 기름이 다소 흘러나왔기 때문에 설거지를 꼼꼼히 해주는 것이 좋다. 대신, 치킨까스를 구울 때처럼 빵가루가 날리는 등의 일은 없었다.

감자튀김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표면에 '냉동 감자튀김은 8~16분 동안 200도로 조리하면 된다'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감자튀김을 넣고 200도로 8분을 조리했다. 다시 조리하지 않아도 감자튀김은 잘 익었다. 10분을 익힌 감자튀김은 좀 더 노릇노릇했다.




이번에도 시식 평가단(?)에게 의견을 물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맛있다. 맛있네" 
"속살이 삶은 감자 같다" 
"괜찮긴 한데, 그래도 기름맛이 나야지" 
"이 세상의 맛은 기름맛과 MSG맛이 진리다" 
"그렇지. 뭘 좀 아시네" 
"아니야. 우리가 이미 안 좋은 맛에 익숙해진 거야. 살 빼" 
"기름맛이 없으니까 더 담백한데?"

냉장고 속 요리, 에어프라이어에 부탁해

에어프라이어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필립스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는 고속 공기순환 기술을 사용해 요리를 하며, 이를 통해 최대 80%까지 지방을 줄인 튀김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에어프라이어는 고속 공기순환 기술 외에도 요리 중 과도한 기름기와 지방이 자동으로 빠지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튀김기나 오븐에서 조리하는 것보다 지방 함유량을 덜어준다. 즉,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필립스에 따르면, 가정에서 만드는 튀김 요리 100g 당 영양 정보는 아래 표와 같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칼로리, 지방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에어프라이어, 튀김기, 오븐으로 조리했을 때의 칼로리와 지방 지수가 각각 다르다. 아래 표를 보면 에어프라이어의 칼로리/지방 지수가 가장 낮고, 오븐이 그 다음, 튀김기의 칼로리/지방 수치가 가장 높다.


이러한 점은 분명한 매력이다. 건강에 신경을 쓰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튀김이나 구이 요리를 먹고 싶을 때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볼 수 있겠다. 튀김 요리뿐만 아니라 고기, 생선, 야채, 과일 등을 굽거나 튀기거나 로스트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으니, 건강에 좋은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한 레시피는 http://www.philips.co.kr/e/kitchen/home.html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로드된다.

한편,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240의 소비 전력은 2100W다. 세탁기의 냉수세탁 전력이 200W임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제품 특성상 가열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너무 오랜 시간 사용할 경우, 전기료가 많이 나올 수도 있으니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의 가격대는 20만 원 후반~30만 원 초반 선이다. 전자레인지나 미니 오븐에 비교하면 확실히 가격대가 높다.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하고 싶거나,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 신혼부부 선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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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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