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 배당·매출액의 오해와 진실
베팅금액은 고객 상호간 먹고 먹히는 게임
마사회, 작년 총매출 7조6000억중 수익은 4%
고객환급금 73%·세금 18%·운영비 5% 차지
“아니 경마매출액이 7조6000억원이나 돼? 마사회 앉아서 돈을 긁어모으는구먼. 저거 다 고객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거잖아.”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들은 말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마사회 돈벌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야” 하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그럴까.
● 경마경주서 고배당이 터지면 마사회는 손해다?
경마에 대한 오해 중에 대표적인 게 경마 배당에 관한 것이다. 몸풀기용 문제 하나. 경마에서 1000배의 배당이 터질 때와 10배의 배당이 터질 때, 한국마사회는 어느 쪽이 이익일까.
경마가 개최되는 주말이면 서울과 부경-제주경마공원, 장외발매소에선 배당률 전광판이 수시로 바뀐다. 고객들이 우승마를 예상하며 베팅을 하는 순간 발매전산 프로그램에 의해 10초 단위로 배당률이 표시된다. 또한 한국마사회에서는 단승, 연승 복승 등 각 승식별 베팅의 총액을 함께 공지한다. 총 베팅액은 얼마이고, 출주마마다 경쟁률 등이 게시된다.
경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경마경주에서 저배당이 터지면 마사회가 크게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사회가 주체가 돼 베팅액을 모아 배당금을 나눠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은 마사회를 상대로 돈을 거는 것이 아니라 고객 상호간에 돈을 거는 것이다.
● 경마 매출액이 모두 마사회 돈이 아니라고?
경마 매출액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은 듯하다. 문제 둘. 한국마사회 총매출액 중 순수 이익은 몇 % 쯤 될까. 50%? 20%? 10%? 5%?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마사회 경마 총매출액은 7조6464억원이었다. 총매출액서 고객환급금을 뺀 순매출액이 2조526억원. 그러나 순매출액이 고스란히 마사회 금고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마사회의 매출액 처리 기준을 보면 매출액의 73%는 패리뮤추얼에 해당하는 고객 환급금으로 빠져나간다. 지난해의 경우 5조5938억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세금이다. 매출액의 18%에 달한다. 여기엔 소득세 법인세 등 국세와 지방세인 레저세, 지방교육세, 재산세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엔 세금으로 1조4236억원을 납부했다. 이 밖에 경마 운영경비가 5% 차지한다. 매출액에서 이들을 모두 제외하고 남는 것이 이익금이다. 매출액의 4%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마사회는 경마팬들이 100원을 베팅하면 4원이 남는 셈이다.
그렇다고 매출액의 4%인 이익금(순이익) 모두 ‘인 마이 포켓’하는 것이 아니다. 순이익의 70%는 특별적립금으로 납부한다. 특별적립금 중 80%는 축산발전기금으로 출연하고 20%는 농어촌복지사업이나 공익기부금 등에 지원된다. 또 순이익의 20%는 경마사업 확장적립금으로, 10%는 이익준비금으로 들어간다. 결국 경마매출 100% 중 마사회의 순수 이익금(말산업 투자재원)은 전체매출액의 1.2%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국마사회의 매출은 2012년 7조8397억원을 정점으로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년 1000억 원가량씩 감소하고 있다. 경마 매출이 줄면 세금감소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도 활기를 잃을 수 있다. 경마를 도끼눈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