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국진(오른쪽)과 방송인 이지애는 마음의 빗장을 닫은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도우미’다. ‘두근두근 카메라 미·사·고’는 이들의 편안한 진행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
■ ‘두근두근 카메라 미·사·고’ MC 맡은 김국진·이지애
김국진 “한 겨울 도움 주셨던 트럭 기사”
MC 하며 잊고 지냈던 고마운 이 떠올라
이지애 “한때 수영장서 알아보면 창피해
이젠 관심 가져주는 분들께 고마움 앞서”
소중한 사람의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꽁꽁 묶인 마음의 매듭을 푸는 이 어려운 일에 ‘도우미’를 자처한 두 사람, 개그맨 김국진(50)과 방송인 이지애(34)다.
KBS에서 퇴사해 프리랜서 선언을 한 후 ‘미사고’의 진행을 맡은 이지애는 “10년 전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꿈이 ‘인터뷰어’(인터뷰를 하는 사람)이다. ‘미사고’로 시민들의 삶의 철학을 듣는다. 배우는 것이 정말 많은 고마운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방송 경력 24년의 베테랑 개그맨 김국진은 타인의 삶에 ‘개입’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결국은 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들이고, 켜켜이 쌓인 문제가 한 순간에 풀어질 수 있을까 걱정도 많다. MC로서 그들의 인생에 개입해야 하는 순간과 잠시 거리를 둬야 하는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단 한 번의 이벤트로 오랜 감정이 해소되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그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애는 최근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나 케이블채널 tvN ‘촉촉한 오빠들’ 등 시청자의 사연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TV프로그램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으려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애도 과거 당연하게 여긴 것에 대한 고마움을 ‘미사고’를 통해 느끼게 됐다.
“수영장에 다니는데 예전에는 어머님들이 오셔서 아는 척을 하면 창피했다. 하지만 요즘은 고마운 마음이 크다.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받는 관심이나 사랑이 당연하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다소 무례하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