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임명]黃총리 임명동의안 가결 안팎 野의총 격론끝 “표결 참여해 반대”… 지도부 “메르스 국정공백 고려”
새정치민주연합은 18일 국회 본회의를 앞둔 오전 9시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할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1시간 반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표결 참여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선 여야 의원 278명(새누리당 156명, 새정치연합 119명, 정의화 국회의장 등 무소속 3명)이 무기명으로 투표해 찬성 156표, 반대 120표, 무효 2표로 인준동의안이 가결됐다. 사실상 여야의 이탈 표 없이 찬반 투표가 뚜렷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새정치연합 의총에선 본회의 표결 참여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목희 의원은 “황 후보자가 총리가 되더라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잘 대처할 수 없다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생각”이라며 “우리가 그 생각에 맞게 행동하고 있느냐”며 표결 불참을 주장했다.
결국 이종걸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대로 오늘 처리하기로 했으니 가급적 모든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해 반대 투표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면 좋겠다”고 했고 의원들은 박수로 동의했다.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메르스 파문으로 총리 공백이 심각한 상황에서 표결 불참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메르스) 정국의 엄중함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찬성률은 56.1%를 기록했다. 총리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찬성률이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됐지만 표결에 참여한 여야 의원 수와 찬반 결과를 비교해 보면 새누리당은 찬성에, 새정치연합은 반대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당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여야 모두 내부 표 단속에 성공했다는 관측이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156명이 전원 찬성해 줘 다행”이라면서도 “(인준이) 늦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매우 아쉬운 결과”라며 “다만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만큼 제대로 자료조차 받지 못한 채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는 지금의 한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