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달]입원환자 38명도 같은 병동에… 집단감염 우려
의료진 10명이 대거 메르스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18일 전면 폐쇄된 충남 아산충무병원은 경찰차와 취재 차량 등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환자 격리와 퇴원 등으로 부산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아산시 메르스대책본부 관계자는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도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간호사가 근무했던 7층 병동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묻자 “가능성이 절반은 된다”고 했다.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된 간호사 등 이 병원 의료진 10명은 7층 병동이 폐쇄된 10일 이후에도 계속 환자들을 돌봤고, 보호자들도 병동에서 생활했다.
문제는 10명의 의료진이 그동안 7층 병동의 15개 병실 가운데 2개 병실에서 지내며 13개 병실에 있는 환자 38명과 보호자에게 계속 의료 서비스를 해 왔다는 점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119번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보이는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하면서 침대를 함께 쓰다 서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들이 환자와 보호자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검체 조사를 하고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공간을 확보해 의료진과 환자들이 1인 1실을 사용했으면 집단 감염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전했다.
일반 환자 55명 중 51명을 퇴원시켰지만 나머지 4명은 당장 병원 치료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받겠다는 병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병원들이 열이 있는 환자에 대해 진료를 거부한다는 항의 전화가 하루 수백 통씩 쇄도한다. 환자와 병원 모두 보건소에 메르스 환자가 아니라는 증명서 발급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런 마당이니 환자를 어디로 보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산충무병원이 119번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일반 환자를 계속 받아 메르스의 확산 가능성을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본부 관계자는 “병원 측이 당시 보건 당국의 지침을 받아 환자를 받기로 결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