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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 받는 MIU… “죄송합니다”

입력 | 2015-06-19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6월의 주제는 ‘호국보훈’]<114>군인 등 ‘제복 義人’ 예우를




박모 해군 중위(27)는 최근 지하철에서 군복을 입은 자신을 가리키면서 ‘군바리’라고 부르며 키득거리는 고교생들과 마주쳤다. 아버지를 이어 장교가 된 긍지와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박 중위는 “‘제복’에 대한 사회 일각의 편견과 비하가 여전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취객이나 환자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봉변을 당하는 경찰관이나 119구급대원도 많다. 국가안보와 시민안전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제복을 입은 대원들(MIU·Men In Uniform)’에 대한 존경과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교과서에서도 MIU에 대한 존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 MIU의 직업적 특성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때 산화한 장병들을 다룬 교과서는 3종에 불과하다.

국민이 국가에 헌신한 MIU를 기릴 수 있는 여건도 미흡하다. 전국 50여 개 국가보훈처 지정 기념관 가운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관람객의 발길이 뜸하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6·25전쟁 등 나라에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사업은 서울시의 반대로 4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미국은 어떨까.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은 가장 존경하는 직업 10위 안에 항상 들어간다. MIU에 대한 국민적 믿음과 자부심이 그만큼 두텁다.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은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주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귀환식에 참석했다.

순직 경찰에게도 최고의 예를 갖춘다. 2010년 4월 미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 소속의 한 경관이 임무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지자 주 정부는 전 관공서에 주기(州旗)의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MIU에 대한 존경은 일상에도 녹아 있다. 미 전역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는 군인 자녀들이 초청돼 주전 선수들과 자리를 함께한다. 또 많은 미국의 초중고교에서 군인을 초대하는 한편 수업 전 순직한 MIU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국가보훈처 김주용 나라사랑정책과장은 “상이군인 등 MIU를 정부 기관 행사와 학교 강연에 적극 초청하고, 국민들도 더 쉽게 MIU와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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