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홍성 청운대
지난해 학생들이 농어촌공사의 ‘농촌재능사업’에 참여했을 때 모습. 학생들이 청년창업으로 운영중인 ‘행.여.나.(행복한 여행 나눔)’는 이 농촌재능사업과 ‘대학생인턴 농촌체험관광활성화 사업’(한국관광공사)에서 경험이 토대가 된 농촌관광사업이다. 청운대 제공.
앞으로 인천캠퍼스에서는 국제관광과 복합리조트(IR)에 적합한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운대 제공.
교내특성화사업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국내 최초의 ‘스마트관광기획가’ 과정. 참여학생 9명 모두가 과정 중에 스마트저작물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청운대 제공.
현재 학과장인 손선미교수(가운데)는 모교교수로 2007년에 임용된 이후 학생들에게 스승이자 선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청운대 제공.
매년 새학기 시작 직후에 진행되는 연합MT는 관광경영학과의 특성을 살려 전국의 유명 관광명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 MT중에 방문한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답사 모습. 청운대 제공.
‘관광은 행복 창조의 비타민이다.’
청운대가 있는 충남 홍성은 내포(內浦)의 중심이다. 내포는 보령, 서산, 홍성, 예산, 태안, 당진, 서천 등 충청남도 서부에서 바다로 향한 일곱 시군을 칭한다. 그 내포를 조선실학자 이중환(1690~1752)은 충청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했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땅을 찾아 조선팔도를 돌고 난 뒤 집필한 인문지리서 ‘택리지(擇里志·1751년)’에서다. 그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화도 비켜가고 땅이 기름진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2012년 충남도청을 홍성으로 이전하며 신도시의 이름을 ‘내포’라고 한 것도 그래서다. 현재는 용산역에서 장항선열차로 두 시간이 걸리지만 경기 송산~충남 홍성구간(90㎞)이 복선전철로 바뀌는 5년 후 2020년엔 한 시간으로 단축된다.
청운대는 이런 홍성에 20년 전인 1995년에 둥지를 틀었다. 도청소재지에서는 유일한 4년제 대학이다. 세운 이는 1970년 충남방적(현 SG충남방적)의 설립자 청운 이종성 선생(1995년 작고). 그는 ‘순간과 현재만을 사는 찰나적 삶에 집착하지 말고 작은 꿈일지라도 목표를 세워 착실히 이뤄나가는 진지하고 품격 있는 전문인 양성’을 청운대의 교육목표로 삼았다.
청운대에서도 그런 이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구현해온 학과가 있다. 호텔관광대학의 관광경영학과다. 이 과는 홍성태생으로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청운대)까지 고향서 마친 토박이 손선미 교수가 학과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손 교수는 1997년 이 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 자유여행사 등지에서 현업을 익힌 뒤 입학 10년 만에 모교 교수가 됐다.
“잘 아시겠지만 관광은 그 분야가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그런데도 국내대학의 교육과정은 대개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다보니 졸업을 해도 관광학을 전공한 게 취업활동에 그다지 경쟁력으로 작용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저희 학과는 다양한 관광실무를 가르침으로써 현장에서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전문가양성 과정을 방과 후 비(非)교과과정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졸업 때는 모두가 두세 개의 자격증을 갖추는데 이것이 취업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홀로 창업의 기반도 되고 있습니다.”
전주형 교수가 지도하는 ‘관광안내 전문가’ 양성과정은 1학기에만 50명이 참가해 80시간 교육을 받았다. 목표는 수강생 전원이 (사)한국여행업협회가 발행하는 ‘국외여행인솔자’자격증을 취득한 후 ‘수학여행안전지도사’ 자격증까지 받는 것이다. 또 올해는 ‘스마트관광 기획가’ 양성과정(11주)도 만들었다. 정부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출신의 이 학과 최승묵 교수가 테마여행신문(TTN) 조명화 편집장, 인피언컨설팅 김승현 팀장(한국관광공사 국내 스마트관광 위탁 사업 책임자)과 함께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은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관광 관련 콘텐츠의 기획과 창작능력을 키우는 과정. 여행 콘텐츠 기획은 물론이고 그걸 널리 알리는 광고 및 홍보를 SNS와 동영상, 전자출판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방위 전문가를 길러내는 게 이 과정의 목표다. ‘농촌체험관광전문가’ 양성과정(100시간)은 1학기에 15명이 참가했다. 답사와 체험을 통해 농촌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이다.
이 모든 비(非)교과 활동의 최종목표는 오직 하나.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관광사업을 일으켜 창조경제와 지역행복을 추구할 ‘관광 창의인재’로 키워내는 것이다. 대학 측은 지난해 이것을 교내특성화사업으로 지정해 예산과 제도를 통해 학과를 적극 지원 중이다.
지역관광콘텐츠전문가 양성과정의 하나로 여학생 6명이 수행 중인 ‘충남지역-맛과 이야기’도 비슷한 사례다. 충남 15개 시군의 대표적인 맛을 찾아 인터넷에 포스팅하고 책으로 엮어 내는 것이다. 특별한 점이라면 여대생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 좀더 맛깔스럽게 다듬어 낸다는 것. ‘여대생이 알려주는 충남의 역사와 맛’이 구체적 목표다. 여기엔 지역 농업기술원의 음식개발전문가도 참가해 정보를 지원한다. 여행책의 저자를 초빙해 특강도 듣고 있다.
청운대는 홍성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에도 캠퍼스를 두고 있다. 인천캠퍼스에서는 국제비즈니스 도시로 발돋움하는 인천의 미래를 내다보고 거기서 활동할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키워낸다. 특히 최근엔 파라다이스그룹을 비롯해 리포&시저스 컨소시엄, 모히건 선 등 국내외 기업이 영종도(인천광역시)에서 복합리조트 사업추진에 나서고 있어 인천캠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3~5년 후 이 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이곳에 들어설 호텔과 카지노는 물론 테마파크와 국제회의장, 쇼핑몰 등 다양한 관광분야에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청운대 관광경영학과는 이러한 관광산업 환경변화에 대응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획 중이다.
학과가 현장체험과 실무위주의 비(非)교과 특별활동을 통해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전문 관광인력 양성에 올인 하고 있기에 모든 학생들은 특별과외활동을 한두 개씩 동시에 수행한다. 거기에 동아리활동까지 활발하다보니 학생들은 주중에도 늦게까지 할 일이 많다. 주말도 다르지 않다. 1박 2일의 농촌체험관광테마 발굴과 현장답사 같은 활동을 한다. 그렇다보니 교수와 학생이 약속을 잡을 때 선택권을 학생들이 갖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서울 경기 인천 등지로 통학하는 학생은 줄고 홍성 시내에 체류하는 학생은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반응도 좋고 협력도 잘된다. 청운대 재학생의 90%는 외지인이다.
청운대의 관광산업연구 학술지 편집위원장인 최인호 교수는 “관광(여행)은 인간행복의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관광경영학과는 행복해지고 싶은 인간의 꿈을 관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디자인하고 안내하는 동반자를 키우는 곳이다. 시대감성에 맞는 자신만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분야 퍼스트펭귄의 위치에 서고 싶은 인재를 우리는 지원한다”고 말했다.
청운대 관광경영학과는 현재 ‘호텔관광대학’의 기반이 된 ‘호텔관광경영학과’(1995년 개설)의 후신으로 2008년 학과세분화 과정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청운대 특성화학과 및 우수학과로 선정됐으며 매년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 지원금은 스마트관광기획가 등 4개 전문가 양성과정에 쓰인다.
입학정원은 50명. 전체 재학생 248명 중 외국인은 4명이다. 학과지원자의 대부분은 수도권 거주자로 비율은 83%. 교수는 5명이며 장학금은 재학생 1인당 1학기엔 평균 122만 원, 2학기엔 147만 원으로 늘어난다. 지난 3년간 취업률(괄호 안은 6개월 이상 취업유지율)은 2012학년도 53.3%(87.5%), 2013학년도 60.5%(76.9%), 2014학년도 56.8%(81%). 이 중 여행사가 40%를 차지한다(2014년 국가DB취업통계조사).
2015학년도 모집은 수시 33명(66%) 정시 17명(34%). 한국관광공사 충청권협력단, 맥커뮤니케이션, 문화연구소 ‘길’, 홍성군체험관광협의회 등이 이 학과의 가족기업으로서 산학협력을 돕고 있다.
홍성=조성하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