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발칵 뒤집혔다. 접촉자들은 격리되고 삼성서울병원을 보며 ‘앗 뜨거워라’ 한 신라호텔은 자진폐쇄했다.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가운데 한 명도 감염되지 않은 삼성서울병원 의사 사례를 보면 141번 환자가 제주도에 메르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호텔방을 함께 이용한 아내와 아들에게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러나 메르스에 대응하는 자세는 두 사람이 하늘과 땅 같은 차이를 보인다.
▷서울로 돌아와 몸에 이상을 느낀 141번 환자는 12일 관할 보건소에 의심 증상을 신고했으나 구급차를 기다리는 대신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갔다. 여기까지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어진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판정 결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두고 병원이 치료를 거부한다고 생각한 그는 격리치료실 걸쇠를 부수고 탈출해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만류하는 의사들에게 “바이러스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는 폭언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의사 3명과 택시운전사까지 격리됐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