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어디까지]
자녀 둔 메르스 간호사 고충 호소
“컵라면 먹고 밤새 환자 돌보는데… 아이 학교선 따돌림, 억장 무너져”

메르스 최전선의 사투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동에서 C등급 보호복을 입은 한 간호사가 메르스 환자를 돌보고 있다. 메르스 중환자를 치료할 때는 겉옷, 마스크, 겉덧신, 속덧신, 장갑 2장, 공기정화기 등을 착용하는 C등급 보호복을 입는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의 고충을 듣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바이러스와의 최전선에서 자신의 안전조차 돌보지 못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도와주기는커녕 일부에서는 의료진 자녀를 따돌리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숙 수간호사는 “아이가 엄마가 메르스 병원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았다고 했다”며 “간호사는 정작 한 달 동안 집에 간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국내 첫 메르스 환자(1번 환자)가 발생한 5월 20일 이후 꼬박 한 달 동안 메르스와 싸우고 있다.

“환자도 의료진도 힘내세요” 응원 리본 19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앞에서 마스크를 한 초등학생들이 메르스 환자와 의료진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줄에 매달고 있다. 수원=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신 수간호사는 “사람인데 어떻게 바이러스가 무섭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래도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참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