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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미스터 나이팅게일’ 美참전용사, 65년 만에 훈장 받을 듯

입력 | 2015-06-21 18:32:00


한국전 당시 부상한 동료 병사들을 헌신적으로 돌봐 ‘미스터 나이팅게일’로 불렸던 80대 미국 참전용사가 65년 만에 뒤늦게 무공훈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잭슨빌닷컴 등 미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데니스 로스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공화)은 최근 현재 미국 의회가 조정 중인 2016 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 국방수권법안에 플로리다 주에 사는 한국전 참전용사 에드워드 핼콤 씨(84·사진)씨에게 수훈십자훈장을 수여하자는 조항을 발의했다. 수훈십자훈장(Distinguished Service Cross)은 명예훈장(Medal of Honor)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무공훈장이다.

핼콤 씨는 1947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불과 16세의 나이로 입대했다. 일본 오키나와 주 미군 기지에서 복무한 그는 한국전 발발 직후 미 육군 29보병연대 1대대 2중대 소속 일병으로 한국에 파병됐다.

그와 동료들은 1950년 7월 말 경남 함양군 안의면의 한 초등학교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200명이 넘는 동료 중 약 11명만 생존한 이 전투에서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북한군에게 포로로 붙잡히고 말았다. 결국 안의면에서 서울까지 약 270km의 거리를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행군해야 했다.

서울 포로수용소에 도착한 핼콤 씨는 376명의 다른 전쟁포로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특히 그는 각종 감염과 전염의 위험 속에서도 한시도 병상을 떠나지 않았다. 또 같은 해 9월 미국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북한군이 서울에서 평양까지 퇴각하는 과정, 일명 ‘죽음의 행군’을 겪으면서도 부상자들을 잘 보살펴 이들 대부분이 평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했다.

평양수용소에 도착한 그는 전세가 불리해진 북한군이 포로 감시에 소홀해지자 1950년 10월 동료 4명과 함께 탈출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20년 넘게 육군에서 복무하다 퇴직해 플로리다 주 클레이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다.

로스 의원은 “핼콤 씨는 스스로를 질병과 감염에 노출시키면서 동료 병사의 간호에 힘을 쏟았다”며 “이번 훈장 수여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정민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