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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면 메르스? 발열 증세 나타나는 질환 다양

입력 | 2015-06-22 03:00:00

발열 증세로 알아보는 건강학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열(熱)이다. 열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고등이다. 메르스의 발열 기준은 37.5도 이상.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귀 체온계는 36.5∼37.5도 사이를 정상, 38도 이상을 발열, 40도 이상은 고열로 보고 있다. 귀 체온계는 귀의 고막에서 나오는 적외선 파장을 감지해 순식간에 정확하게 체온을 알려준다.

열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의 확산을 막아 인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의료진이 내원객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알기 위해 체열을 재고 있다. 열은 인체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보호막의 일종이다. 동아일보DB

○ 기초체온 제각각… 37도 이상도 있어

일반적으로 보통 상태에서 평균 체온은 36.5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기초체온이 37도 이상인 경우도 있다. 기초체온은 주로 아침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측정되는 체온을 말한다. 체온은 대개 입안 혀 아래, 팔과 가슴 사이 겨드랑이, 항문 약 2.5∼3cm 안, 귀 안에 체온계를 넣어서 확인한다.

기초체온이 제각각 다르다보니 체온 변화를 인지하는 기준도 각자 다르다. 일반적으로 노인은 기초체온이 평균보다 약간 낮고, 어린이는 평균보다 약간 높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는 기초체온보다 체온이 낮게 측정되기도 한다. 인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체온 유지를 위해 열을 빼앗기는 데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 열 있다고 메르스로 단정짓지 말아야

열이 있다고 메르스라고 단정지으면 곤란하다. 여름철 감기는 주로 갑자기 열(38.5∼39도의 고열)이 나면서 입안 통증, 인두통과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흉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현재 문제가 되는 메르스와 초반 증상은 거의 다를 바가 없다. 환자들의 병력으로 임상 양상을 좀더 상세히 알기 전까지는 열이나 증상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따라서 메르스 발생 병원, 메르스 환자 등과의 접촉력이 있는지가 제일 중요한 구분점이 된다. 특히 메르스는 발열 외 호흡기 증상도 발생하므로 열은 나더라도 호흡곤란 증상이 없으면 크게 걱정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해열제 함부로 복용 안돼

메르스가 아니라도 발열 증세가 나타나는 열성 질환은 많다. 돌발성 발진은 고열이 수일간 지속되다가 열이 내리면서 발진이 나타나고,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신우신염은 고열과 탁한 소변이 특징적인 증세다. 열과 함께 붉은 발진이 얼굴부터 온몸 전체로 번진다면 홍역을, 마른기침이 이어진다면 급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여름철 흔히 발생하는 열성 질환인 일사병, 열사병은 모두 뜨거운 햇볕과 관계가 있다. 다만 일사병은 39∼40도에 이르는 고열이, 열사병의 경우는 온몸에 진이 빠지고 경련이나 의식불명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한 후, 온몸에 물을 뿌려 기화열로 체온을 낮추거나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해 체온을 낮추고 휴식하게 한다.

여름철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다른 질환으로는 상한 음식을 섭취한 후 발열,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는 급성장염, 식중독 등이 있다.

열이 있을 때 약물로 체온을 조절하기보다는 충분히 땀을 내어 인체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해열제는 단기 체온 조절을 도울 수는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간이나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복용 전 의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 기초체온과 면역력 증진 필요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아침에 체온을 측정해 본인의 기초체온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기초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평소 수면 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비타민C,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및 채소나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버섯류 등을 섭취하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또 충분한 휴식과 적당한 운동, 하루 7∼8시간 정도의 수면도 면역력 증강에 필요하다. 특히 적절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은 몸에 열을 내 기초체온을 조절할 수 있어 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소아는 연령에 따라 철저한 예방접종을 하고, 면역력 취약군에 속하는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의 성인 역시 폐렴구균, 대상포진, 독감, A형간염,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필요한 예방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도움말=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유태호 과장,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