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프로듀사’ 시청률 17.7%로 종영
지상파 첫 ‘예능 드라마’로 주목받은 KBS ‘프로듀사’(금, 토 오후 9시 15분)가 20일 최종회에서 18%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12회로 끝났다.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PD와 프로그램을 실명으로 등장시키는 등 현실적 묘사와 김수현 등 톱스타 출연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방영 시간을 자의적으로 늘린 고무줄 편성과 과도한 간접광고(PPL) 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20일 종영한 KBS2 ‘프로듀사’에서 백승찬(김수현)을 좋아하는 신디(아이유)가 “손 한 번만 잡아줄래요”라고 하자 승찬이 손을 잡는다. 드라마는 이들의 관계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암시를 남긴 채 마무리됐다. KBS 2TV 화면 캡처
‘프로듀사’는 원래 80분으로 편성됐다. 광고가 완판됐을 경우 실제 드라마 본내용은 70분이 채 안 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프로듀사’ 마지막 회(90분 편성)는 본내용만 무려 106분이 방영됐다. 이는 광고까지 포함하면 편성표상 120분 방영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웬만한 미니시리즈 2편에 가까운 분량인 셈이다. KBS 편성국 측은 “당일 방송 시간에 임박해 넘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상파의 한 PD는 “뒤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예고 없이 방영 시간을 늘리는 것은 일종의 방송 사고”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비정상적인 시간 연장이 그동안 소화하지 못한 간접광고(PPL)를 넣기 위해서거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나온다. ‘프로듀사’는 그동안 제품을 갑자기 클로즈업으로 잡는 등 PPL이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극중 오랜 친구로 지내다가 마침내 연인으로 발전한 라준모(차태현), 탁예진(공효진) 커플. KBS 2TV 화면 캡처
지상파로는 처음으로 ‘금토 드라마’로 선보인 ‘프로듀사’의 시청률은 지난달 15일 첫 회 10.1%(닐슨코리아·전국 가구 기준)에서 꾸준히 올라 마지막 화에는 17.7%를 기록했다. 올해 방영된 주중 미니시리즈 중 15%를 넘은 드라마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큰 성과다.
‘프로듀사’는 KBS에 지금까지 제작비를 빼고도 30억 원 이상을 벌어 준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비는 50억여 원(회당 4억여 원)이지만 광고가 초반을 제외하고 거의 완판된 데다(약 38억 원) 해외 방영권(약 26억 원)과 협찬 및 간접광고 수익(약 20억 원) 등을 합치면 매출이 84억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계속 늘어날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등은 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시즌2’ 제작도 관심거리다. 이미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이를 요구하는 시청자 글이 잇따르고 있다. KBS 입장에서도 대박 콘텐츠의 후속 시즌을 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예능국 현실에서 사랑 놀음으로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