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파장]“알려지면 따돌림” 항의에 주민 피해 현관앞서 마스크 일부 “술-담배 달라” 생떼
19일 한 공무원이 자가격리자가 있는 아파트에 물과 라면 등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1일 현재 전국의 메르스 자가 격리자는 3296명. 이들을 일대일로 관리하는 공무원들은 구호품 전달을 위해 매일 ‘007 작전’을 해야 한다. 일부 격리자의 까다로운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메르스 포비아(공포증)’에 걸린 주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여 이웃에게 들키면 “구청 때문에 격리 사실이 알려져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항의 전화가 쏟아지기 일쑤다.
어렵사리 구호품을 전달해도 민원은 끊이지 않는다. 강서구는 쌀, 라면, 즉석 밥, 참치·햄 통조림, 생수 등 10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격리자는 “왜 고기와 소주는 없느냐”고 따지거나 배달이 늦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때로는 무리한 요구도 한다. 경기 지역의 한 시 관계자는 “격리 중인 중년 남성이 ‘당장 담배를 갖다 주지 않으면 직접 사러 나가겠다’고 소란을 피워 급히 담배를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