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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유망 스타트업과 공동창업”

입력 | 2015-06-23 03:00:00

벤처육성 전담 ‘컴퍼니 빌딩’ 신설




한화그룹이 최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만드는 전담 조직을 꾸리고 벤처육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의 자회사인 ‘드림플러스아시아유한회사(드림플러스)’는 지난달 ‘컴퍼니 빌딩’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이달에 첫 신규 서비스인 기업용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스타트업 방식대로 새 사업 찾아

컴퍼니 빌딩이란 ‘회사를 만든다’는 뜻으로 유망한 사업모델을 벤처기업처럼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구체화, 법인 설립 등 창업 전 과정에 회사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초기 창업에 따른 리스크는 줄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공동으로 창업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임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창업하는 사내 벤처나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한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지원에 초점을 둔 액셀러레이터와는 다른 개념이다.

드림플러스 관계자는 “컴퍼니 빌딩 사업부문은 단순 벤처투자나 멘토링이 아니라 창업가 자질을 갖춘 인재들과 함께 여러 스타트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컴퍼니 빌딩으로 성장한 기업이 적지 않다. 한국에 ‘이지택시’를 내놓은 독일 ‘로켓인터넷’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이 회사는 창업한 지 7년 만인 지난해 독일 주식시장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 60억 유로(약 7조5000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100여 개 국가에 50여 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 기존 대기업과 다른 행보

벤처업계는 기존 대기업과는 다른 한화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벤처투자업체 관계자는 “최근 드림플러스가 펀드 규모를 늘리는 등 벤처육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드문 컴퍼니 빌딩을 시도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드림플러스는 올해 2월 지난해 말 조성한 펀드 규모를 59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증액했다. 지난해 말 6곳이던 투자 기업도 13곳으로 늘렸다. 4월에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스타트업 입주 및 사무공간으로 쓰기 위해 ‘드림플러스 센터’를 열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화가 벤처육성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드림플러스에서 공식 직책은 맡고 있지 않지만 사실상 한화의 벤처육성 사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화S&C가 개최한 벤처 콘퍼런스 ‘드림플러스 데이’에 참석해 벤처업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바 있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김 팀장이 25%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와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각각 50%와 25%를 보유하고 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