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해외인지도 국내 작가중 톱… 외신 보도로 평판 추락 불보듯 신씨 단편 두 편 제목도 표절 논란
2011년 소설가 신경숙 씨가 미국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열린 ‘엄마를 부탁해’ 영어판 출판기념회에서 사인하고 있다(위쪽 사진). ‘엄마를 부탁해’의 영어판(아래 왼쪽)과 루마니아어판. 신경숙 씨 작품은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몽골어 등 16개 언어로 번역되고 35개국에 소개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동아일보DB
국내 문학을 해외에 소개해 오던 한 출판계 관계자의 말이다. 표절 의혹에 대한 소설가 신경숙 씨(52)의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칫 한국 문학에 대한 해외 평판이 크게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작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최근 신 씨 표절 의혹 파동을 보면서 착잡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번역원 관계자는 “신 씨에게 계속 표절 의혹이 제기되다 보니 앞으로 신 씨를 어떻게 해외에 소개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정부 차원에서도 신 씨를 적극 홍보했다. 번역원은 ‘리진’ ‘깊은 슬픔’ 등 총 8개의 작품을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몽골어 등 16개 언어로 번역하도록 지원했다. 신 씨는 각종 국제도서전에 한국 대표작가로 초청됐고, 지난해 4월 핀란드에서는 신경숙 초청 문학 행사까지 열렸다.
하지만 신 씨의 표절 논란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 씨 작품의 해외 판권을 관리하는 KL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해외로 번질 경우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쌓아 온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신 씨의 작품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영어 번안 작업 중인 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작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추후 (대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 씨와 출판사 창비의 해명 아닌 해명이 더 큰 논란을 초래한 가운데 당사자가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신 씨는 집필을 이유로 서울 자택을 떠나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신 씨의 또 다른 단편소설 ‘무거운 새의 발자국’(1990년)과 ‘멀리, 끝없는 길 위에’(1992년)가, 전남 나주 출신인 시인 윤희상 씨(54)가 1987, 1989년 발표한 시 제목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지적도 22일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