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50년]
양국 정상 메시지 뭘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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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 “과거사 풀어라” vs 아베, “안보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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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만나서도 “이번 8·15에 양국이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베 총리가 1965년 이후 일본 역대 내각이 견지해 온 인식을 확실히 계승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발언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축사에서 “서로 신뢰하면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보다는 미래, 한일 간의 안보 협력에 방점이 찍혔다. 이어 “양국이 지역과 세계 과제에 협력해 함께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양국의 새로운 미래 모습으로 연결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이름 아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고, 세계 분쟁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기여를 확장하려는 아베 내각의 전략에 대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아베 총리는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와 기시 전 총리의 동생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가 양국 국교 정상화에 깊이 관여했다”고 언급했다.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 ‘동상이몽’에서 ‘구동존이’로
‘부물지부제 물지정야(夫物之不齊 物之情也·천지에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한일 관계 진전의 전제 조건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4일 “과거사에 매몰되지 말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짚고, 한미 동맹과 한일, 한중 관계 등 외교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분리 대응’ 원칙을 공식화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있고, 현재 협상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혀 한일 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래서 한일 관계가 동상이몽에서 구동존이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상중 일본 도쿄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위안부 등 과거 청산이나 독도 분쟁과 별도로 한일 양국이 직면한 안전보장과 경제 문제를 두고 조정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경제 협력 단초 될 수도
양국의 무역 분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도 관계 개선에 따라 언제라도 취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정성택 기자 / 도쿄=배극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