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승부조작 증거 확보 가능성 스포츠계 “혐의 입증 어려워”
서울 중부경찰서는 25일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25일 경찰이 승부 조작 혐의 등으로 전 감독을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꼭 한 달 만이다. 경찰은 그동안 전 감독의 지난 시즌 소속 팀이었던 kt와 현 소속 팀인 KGC의 단장 및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조성민 우승연 오용준 등 승부 조작 의심 경기에 출전한 kt 선수들을 상대로도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22일에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을, 23일에는 SK 문경은 감독을 조사했다.
경찰 수사는 일단 승부 조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찰은 “농구 전문가들을 동원해 승부 조작 의혹이 제기된 5경기의 분석을 의뢰한 결과 전 감독의 경기 운영이 일반적인 감독의 행태와 다르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포츠계에서는 승부 조작은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어서 ‘승부 조작’이 아니라 ‘경기 조절’이라고 한다면 반박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진실 게임이 법정 공방 등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소속 구단을 포함해 프로농구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KGC 관계자는 “김승기 수석코치 주도로 예정했던 훈련은 진행하고 있지만 비상상황에서의 임시 조치다. 전 감독의 합류가 늦어질수록 문제가 커진다.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 보도 이후 잠적했던 전 감독은 11일 변호사와 함께 중부경찰서를 방문해 조속한 조사를 요구했고 이후 감독의 역할도 일부 수행하고 있다. 12일과 22일에는 안양에 있는 구단 체육관을 찾아가 선수들도 만났다. 강원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 수석코치는 “감독님이 어제는 출발을 앞둔 선수들에게 전지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 선발 등 중요한 업무에 대해서는 전화로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why@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