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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유라시아 물류의 커다란 축… 한국과 협력땐 철도연결구상 탄력”

입력 | 2015-06-25 03:00:00

한국-몽골 수교 25주년 토론회




23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한국-몽골 미래를 향한 도전’ 정책토론회에서 몽골 초대 대통령인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부, 몽골, 일본 등의 수출입품을 한반도 종단철도를 통해 운송한다면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몽골 초대 대통령은 23일 몽골 울란바토르 코퍼레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몽골 미래를 향한 도전’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몽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KOTRA, 몽골 칭키즈칸대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70여 년간 계속된 사회주의를 폐기하고 민주주의를 몽골에 도입한 주인공으로 1990년 9월 취임한 뒤 첫 외교정책으로 한국과 국교를 맺었다. 그는 “1991년 3월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현재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면서 “한국은 몽골의 4번째 교역상대국으로 2013년 양국 무역액은 5억2000만 달러(약 5772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유라시아 국가 간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 겸 세계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오랫동안 구상해 온 국가전략이고 현 정부 들어 활성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해 세계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가 앞다퉈 유라시아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몽골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흥종 KIEP 부원장은 “몽골은 유라시아 물류의 중심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과 몽골이 유라시아 통합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동북아 강대국들 사이의 ‘섬 아닌 섬’인 한국과 새로운 창구를 찾는 내륙국인 몽골의 협력은 지정학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토론회 직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과 북한, 몽골의 3각 경제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북한은 몽골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좋은 수교국”이라며 “1988년 김일성 주석의 몽골 방문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광인 몽골 타반톨고이에 한국 기술을 활용한 코크스 공장, 섬유 공장 등을 설립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오늘날 북한과 다시 논의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이 이 같은 경제 협력으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