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와 관련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 씨를 어제 소환해 조사했다. 노 씨는 2004년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2008년에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2012년에는 회삿돈 횡령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전직 대통령의 형으로서 네 번이나 검찰에 출두하는 노 씨도 편치 않겠지만 이를 보는 국민은 더 불편하다.
노 정권 말기에 이뤄진 성 회장의 특별사면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한 사람이 2005년에 이어 두 번이나 특별사면 대상이 되는 것도 흔치 않은 데다, 법무부의 네 차례 반대로 12월 28일 74명의 사면 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가 사면 최종 발표 당일인 12월 31일 갑자기 혼자만 대상자에 추가됐다. 당시 행담도 개발 비리 사건에 연루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그가 누군가에게 언질을 받았다는 듯이 상고를 포기하고 유죄를 확정받아 의혹을 증폭시켰다.
검찰 조사에 앞서 노 씨는 고향 후배인 경남그룹 임원 김모 씨로부터 여러 차례 특사 로비를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노 정권 때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사면 업무를 총괄했던 전해철 의원과 이호철 전 수석은 최근 검찰 서면조사에서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적법하게 사면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성 회장의 자살 직후 “사면은 법무부 업무”라고 했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어느 정권에서나 마찬가지지만 당시 특별사면 역시 청와대가 주도하며 법무부는 보조 역할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