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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불법도박, 합법시장으로 흡수해야”

입력 | 2015-06-25 05:45:00

지난 5월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불법도박 확산방지 국제심포지엄’. 전문가들은 “불법도박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경마 베팅액을 올리고 고객환급율도 상향조정 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온라인 불법도박, 이젠 OFF!

● (하) 전문가들이 본 해법

우리나라 불법도박 시장은 지난해 101조∼160조원에 달한다.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등 합법적인 사행사업의 지난해 매출이 2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8배나 더 크다. 최근엔 모바일 PC 등 불법 온라인도박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다. 불법도박에 빠지면 개인과 가족의 모은 것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조세누수 등 피해가 크다. 개인과 국가를 멍들게 하는 ‘온라인 불법도박’의 현실과 해법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합법 규제 땐 오히려 불법도박 확산
경쟁력을 키워 불법시장에 대응해야
모바일 주도권 잡으려면 양성화 필요
한국마사회 ‘경쟁체제 전환’ 의견도


현재 사행산업을 총괄 감독하는 정부기관은 국무총리 직속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다. 핵심적인 기능은 사행산업의 관리 감독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다. 즉 합법 사행산업 시장의 양적 통제에 치중해 왔다. 전자카드 도입이 그렇다. 합법 시장을 조이니 그 수요가 불법 경마, 불법 경륜 등 온라인 불법시장 등으로 숨어버렸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문가들은 불법도박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초리뿐만 아니라 당근도 함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국가가 사행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자국의 경제발전에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노동을 신성시하는 사회주의 국가나 도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싱가포르, 영국 등도 사행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 “한국마사회를 경쟁체제로 체질개선해야”

불법도박에 대한 피해도 줄이고 합법 시장의 양성화로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석구 연구위원은 불법 모바일 도박에 대응해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 위원은 “합법 사행산업의 경우 아직 모바일 시장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체질이 허약하다. 재미 측면에서도 불법도박에 뒤지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모바일 시장에서 합법 사행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앞으로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이 불법시장 쪽에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위원은 이어 “이미 형성돼 있고 급속히 성장해가고 있는 불법 모바일 시장을 합법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이원희 소장은 강-온 양면전략을 주문했다. 이 소장은 “현재 사행산업 관련 공공기관만 316개다. 해방이후 조세수입의 제1수익원은 담배 소금이었다. 이를 관할하는 게 전매청이었다. 그러나 전매청은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후 담배인삼공사를 거쳐 KT&G라는 옷을 입고 큰 변화를 모색했다”며 한국마사회 등 합법 사행산업 주체도 시장 상황에 맞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소장은 이어 불법도박 확산 방지 방안을 대해 두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첫째는 불법도박에 대해 ‘무거운 패널티’ 부과해야 한다. 즉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또 한국마사회 등에서 불법 도박에 대한 소비자 교육에 중점을 두는 방안도 필요하다. 둘째는 한국마사회를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 공공기관이 독점체제에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경쟁체제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마 베팅액 올리고 고객환급률도 상향해야”

고려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허 교수는 “불법도박 단속이 경마 등 합법적인 시장을 도와주고 있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불법도박과 합법은 경쟁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합법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합법도박의 규제를 풀어서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또 “불법도박은 꽉 틀어쥐고, 합법도박은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그 해결법 중의 하나가 도박의 카테고리를 없애는 것이다. 용어정리도 필요하다. 일본은 불법도박만 도박으로 보고 합법도박은 ‘갬블’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불법도박시장을 합법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호암최면힐링센터 이종화 원장은 “우리나라 불법도박시장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합법도박을 규제하면 풍선효과가 나타난다. 슬롯머신을 규제하자 오히려 도박시장은 더 커졌다. 조폭들은 마약 주식 M&A 등으로 합법적으로 덩치를 더 키우고 있다. 불법도박시장을 합법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이 합법시장의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민간사업분야에서 양성화시킬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독예방시민연대 홍덕화 공동대표는 “바다이야기가 점포가 있는 ‘보이는 재앙’이었다면 온라인 불법도박은 ‘보이지 않는 재앙’이다. 불법을 몰아내기 위한 ‘합법’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먼저 경마 베팅액을 올려야한다. 고객환급률도 대폭 상향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불법도박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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